También la lluvia

영화 'También la lluvia'를 보고

by 한서

볼리비아에 살면서 스페인어를 배운지 14개월이 넘어가고 있었다. 작년 말부터 지난 달까지는 혼자서 학원에서 수업을 받았는데 이번 달부터는 일본인 친구와 함께 수업을 듣고 있다. 지난 주에 학원 선생님은 나와 이 친구에게 숙제를 하나 내줬었다. Tambien la lluvia라는 이 영화를 보고 느낀점을 토론하기 위해 준비해오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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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También la lluvia'

영화 'También la lluvia(영문: Even the rain)'는 2000년도에 볼리비아에서 있었던 ‘La guerra del agua(물 전쟁)’가 주된 배경이다.

"La guerra del agua"
몇 년간 지속되었던 군사정부가 막이 내리면서 국가위기가 오고 정부는 민간기업에서 상수로를 맡아서 관리하도록 했다. 그로인해 물 가격은 폭등했고 이로인해 국민들은 먹을 수있는 물을 심지어 정부에서는 각 마을의 우물, 강, ‘또한 빗물까지도’(영화 제목인 También la lluvia) 물이란 물은 개인적으로 모으지 못하게 했다. 이로 인해서 국민들은 정부를 향해 시위를 시작했고 시위가 심해지자 국가에서는 계엄령까지 내려 코차밤바에 많은 국민들을 탄압했다. 이 국가 내에서 일어난 ‘물 전쟁’은 이긴 사람도, 진 사람도 없는 전쟁이었다.

주인공은 스페인에서 다큐멘터리 영화를 찍으러 온 두 남자 세바스티안과 코스타 그리고 볼리비아 코차밤바에 살고 있는 한 남자, 다니엘이다. 영화 속에서 두 청년, 세바스티안과 코스타는 과거 스페인이 라틴아메리카를 점령하는 시대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 볼리비아에 도착했고 다니엘은 스페인에서 온 두 남자가 찍는 영화의 주인공임과 동시에 사기업에 맡겨진 수도에 의해서 폭등하는 물값에 대항하며 정부를 향해 시위를 하는 단체의 리더이기도 하다.

다큐영화의 주인공 다니엘과 식민지배를 나타내는 거대 십자가

이 영화에서 가장 크게 시사하고 싶었던 부분은 ‘식민지’다.

2000년, 국가 내에서 일어났던 사건인 ‘물 전쟁’과 스페인 식민시대 다큐멘터리 영화를 같이 보여준 이유는 당시에 상수로를 낙찰받은 기업이 외국계 자본이 많이 투자된 회사인데 이는 볼리비아 정부가 아니라 외국 자본이 정부를 조종하고 국민들의 삶에 해를 입히고 있었던 이 상황 자체를 또 다른 ‘식민시대’라는 단어로 나타낼 수있기 때문이었다.

라틴 아메리카는 스페인의 식민시대를 겪었다. 특히 볼리비아는 스페인 식민시대를 온 몸으로 맞았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올 초에 포토시에 잠깐 들러 ‘은 박물관’에 방문했다. 단순히 얼마나 많은 은이 있는지에 대해서 알 수있는 장소겠거니 생각하고 너무 가벼운 마음으로 들른 곳에서 볼리비아의 식민시대 역사를 조금 더 잘 알 수있었다. 박물관 가이드의 말을 옮겨보자면 그 당시 스페인 사람들은 포토시 인근에 위치한 금,은광산에 눈독을 들였고 그로 인해 많은 인디언들이 노동학대를 받아야 했으며 많은 이들이 죽임을 당했다고 한다. 심지어는 스페인 사람들이 인디언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돈을 갚는 과정에서 엄청난 이자를 매겨서 결국에는 돈을 갚지 못해 죽을 때까지 광산에서 일을 하거나 은전을 만드는 공장에서 일을 하는 등 위험한 육체노동과 박해를 받아왔다고 한다. 영화를 보면서 나는 그 때 포토시에서 들었던 이 나라의 역사를 다시 떠올리게 되었고, 영화 속에서 이 역사적인 부분을 다루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촬영하는 장면들을 보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의 일제시대를 떠올리지 않을수가 없었다. (그래서 같이 수업을 듣는 일본인 친구와 두 나라의 역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했지만 하지 못했던, 그 일화는 다음에 이야기해보도록 하자.)


영화 속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스페인 종교 지도자와 인디헤나

모두 알다시피 라틴아메리카는 스페인어가 통용되고 카톨릭교가 그들의 국교인 나라가 많은 이유는 과거 식민시대 때부터 계속해서 전해 내려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의 배경인 볼리비아는 물론, 가장 많이 통용되는 언어는 스페인어이나 36가지의 언어를 사용하는 다민족 국가이며 아이마라어, 캐추아어, 그리고 과라니어 이렇게 3가지 민족 언어가 스페인어 다음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민족이 살고 있기 때문에 결집력이 부족한 것일지도 모르겠다만 어쨌든 과거엔 평균 1-2년에 한번씩 정권이 바뀌었던 정부가 현재 대통령인 ‘에보 모랄레스’가 정권을 잡고 난 후부터는 인디언들의 권리가 이전보다 훨씬 증진되었고 나라 경제가 부흥하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그의 취임식 날, 그는 성경위에 손을 얹고 결심?을 하는 행위를 하는 대신 성경을 책상에 둔채로 본인의 심장 위치에 오른 손을, 왼손은 위로 향하는 즉, 성경이 과거 ‘식민지’와 ‘지배’의 상징이기에, 그 어떠한 것에도 더 이상 끌려다니지 않겠다, 하나의 국가로서 자리잡게 하겠다는 의미로 그런 행동을 했다고 한다. 많은이들이 울었고 감동적인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지금은 그의 장기집권에 말이 많지만...)


사실 볼리비아에선 그 다양한 민족언어를 사용할 수있는 사람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게 현실이다. 그래서 에보 정권이 들어서고난 후엔 민족 언어를 학교에서 가르치고 있긴 하지만 제대로 교육이 되고 있지 않은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얼마나 어떻게 그들을 박해를 했으면 원래 사용하던 민족 언어 조차도 거의 사라져버리고 그들의 문화 깊숙이 스페인어와 문화가 뿌리깊게 박혀버린것일까. 반면 한국은 일제시대를 겪은 이후에도 여전히 한국어를 사용한다. 그 당시에 한국어를 지켜낸 여러 학자들 덕분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는 그리고 세계는 영어를 배우고 있고 영어를 배우지 않으면 이상한 사람 취급하기도하고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한국엔 언젠가부터 중요한건 '한국어'가 아니라 '영어'다, 영어가 1순위다.라는 정서가 깔리기 시작했다. 마치 언어의 식민시대에 살고 있는 것같다. 이제 막 한국어로 '엄마, 아빠'를 배우는 아이들은 오히려 한국어가 아니라 '영어'로 대화를 하고 그런 아이를 보며 부모들은 흐뭇해한다.

우리는 뭐가 우선인지 많이 생각해봐야할것이다. 명심해야한다. 어떤 나라는 현재, 사라져가는 자신들의

민족 언어를 다시 배우고 있다.


끝으로 영화의 마지막에서는 2000년 그 당시 ‘금’과 같은 의미인 ‘물’을 서로에게 선물 하며 스페인 사람인 코스타가 ‘물’을 의미하는 ‘YAKU’라는 볼리비아 캐추아족의 언어를 입밖으로 내뱉으면서, 마치 과거에 역사적으로 침략을 하고 침략을 당하고, 박해를 하고 박해를 당했던 그 시기를 잊고 서로가 친구가 되고 화해를 하는 그런 의미가 내포된 장면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언젠가 우리도, 어쩌면 그들처럼 사과를 받고 화해를 하며 역사적인 부분을 바로잡아가는 그런 시기를 빠른 시일내로 마주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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