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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서 Feb 25. 2019

첫 번째 투어. #탐보마차이, #푸카푸카라

2018년 12월 16일 <Day 2>


 Tambomachay(탐보마차이)에서. 5:15 PM

 켄코에서 3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쉼터'라는 뜻의 Tambomachay에 도착했다.


입구 앞에 내려서 5분~10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 Tambomachay(탐보마차이)는 잉카 제국의 예배지이자 권력을 가진 자를 위한 휴식지이기도 했다고 한다. 해발고도 약 3,765M에 위치해 있는 이 성스러운 샘은 수 백개의 돌들을 쌓아서 만든 건축물로서 여러 개의 수로와 수도관 그리고 작은 폭포로 이뤄져 있다.



Tambomachay에서는 사시사철 물의 양이 같다고 한다.

 

우리는 이 건축물 앞에 서서 빠르게 말하기 시작하는 관광 가이드의 설명을 귀담아듣기 시작했다.

그녀의 설명에 따르면, 두 번째 층에서 나오는 물, 즉 중앙 수로 혹은 중앙 폭포(cascada principal)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그 아래로 떨어져 두 갈래로 나뉘는 수로 혹은 두 개의 높은 폭포(dos cascadas secundarias)를 통해 마지막 층으로 떨어지게 된다. 흥미로운 사실 하나! 잉카인들은 이 두 갈래 폭포에서 정확하게 똑같은 양의 물이 나오도록 설계하고 건축했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만약 같은 양의 물이 들어가는 병을 각각의 수로 끝에 대고 동시에 물을 담기 시작한다면 두 병에 물이 동시에 가득 찬다는 것이다.


출처 : Tambomachay - wikipédia


우리 일행 중에서 한 아저씨는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는 질문을 했는데 거기에 대한 답변을 가이드가 했으나 자세히 듣지 못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나는 '수로의 길이와 너비가 같기 때문에 물이 똑같이 나오겠지.', 그렇게 당연하게 생각을 하고 그곳을 떠났다. 그러나 잉카제국 시대엔 모든 건축물을 손으로 건축했을 것이고 더군다나 모두 다르게 생긴 바위를 이용해서 어떻게 수로의 길이와 너비를 똑같이, 정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만들 수가 있었을까, 나는 그게 정말 대단하고 경이롭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탐보마차이의 주변을 둘러본 후 우리 일행은 버스가 서 있는 입구까지 걸어내려갔다. 해가 지기 시작했고 내 에너지도 금방 바닥이 날 것만 같았다. 휴대폰 배터리로 치면 약 15% 정도 남은 느낌이랄까...

나는 남들보다 빠른 걸음으로 내려왔고 누구보다도 먼저, 시동을 걸어 놓은 버스에 올랐다.

탐보마차이에서 출발하기 전, 나는 창문에 머리를 기대고 눈을 감고 있었다. 내가 버스에 오르고 잠시 후에 사람들이 도착했고 하나둘씩 타기 시작했다. 옆 좌석에 인기척이 들려 눈을 떴더니 옆 좌석에 앉았던 그 커플이 내게 물었다.

 "먼저 와 있었구나. 좀 괜찮아?"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괜찮다고, 아까 받은 그 코카 사탕 덕분인 것 같다는 대답을 했다. 물론, 사탕을 먹진 못했지만 말이다.

 

 Puca Pucara(푸카 푸카라)에서. 6:00 PM

 노을이 지는 시간에 도착한 붉은 요새


 "우리 여행의 마지막 장소는 Puca Pucara(푸카 푸카라)입니다."

버스가 탐보마차이에서 출발하자 가이드는 푸카 푸카라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Puca Pucara (Fortaleza Roja)


 잉카제국의 군용 건축물이었던 Puca Pucara(푸카 푸카라)는 쿠스코를 방어하기 위해 건설된 건물 중 하나로서 거대한 벽과 계단으로 이뤄져 있다. 이 곳에서 쿠스코를 드나드는 사람들을 감시하기도 했다고 한다.

'푸카푸카라'라는 이름은 케추아어로 '붉은 요새(Fortaleza Roja)'라는 뜻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요새를 이루는 돌들이 '황혼이 되면 붉은빛을 띤다'는 이유로 이렇게 불리었다고 한다. 그래서 투어의 마지막 장소를 이 시간에 오기 위해서 이 곳으로 설정한 것일까, 싶었다.


삭사이와만 패키지 티켓과 Puca Pucara(푸카 푸카라)

요새 안으로 걸어 들어가 보니 역시나 정교하게 쌓인 돌벽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천천히 요새의 윗부분까지 걸어 올라갔고 멀리 보이는 풍경을 눈에 담았다.  


푸카푸카라 요새 위에서.

산을 넘어가던 해는 구름에 가려져서 금방 어두워졌다. 나는 버스에서 가이드가 설명했던 쿠스코로 들어오는 길을 찾아 두리번두리번 거리다 마침 저 아래에 좁은 길을 보고 '저 길이구나.' 하며 아무런 감흥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는데 같이 올라온 가족단위의 일행들 중 한 명이 내게 뒤를 돌아보라고 했다.  


나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분명히 태양은 산을 넘어갔고, 산에 걸려있던 구름 틈으로도 노을이 보이지 않았던 시간이었다. 그런데 그들의 목소리를 따라 뒤를 돌아봤더니 구름 위를 타고 올라온 마지막 남은 햇빛이 반대편 산기슭을 아름다운 금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래도 태양을 가리는 구름의 높이보다 저 산이 더 높기 때문이었을까...

나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금빛 산을 오래도록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나는 그들 가족이 서로의 개인 사진을 이 산기슭을 배경으로 찍어주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그들의 가족사진을 이 산을 배경으로 찍어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들이 들고 있던 휴대폰을 향해 손을 내밀며 가족사진을 찍어주겠다는 말을 했다. 최대한 뒤쪽의 배경이 잘 나오게 하되 그들의 몸 전체가 다 나오게 하기 위해서 나는 바닥에 무릎까지 꿇어가며 사진을 찍어주었다. 이렇게 찍은 사진을 보여주니 그들은 내게 엄지를 척! 올리며 고맙다는 말을 했다.

 "너도 찍어줄게!"

이번엔 그들이 내게 손을 내밀어 내 휴대폰을 받아갔다. 이렇게 말문이 탁 막히는 풍경 앞에서 찍는 사진을 위해 휴대폰 카메라라도 좋았으면 참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지만 그래도 한편으론 이거라도 있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탐보마차이에서 푸카푸카라는 200-300m 거리에 위치해 있다.

* 삭사이와만 지역을 들르는 여행객들은 투어사를 통해서 오거나 택시 투어를 이용 하기도하지만 현지인들은 그냥 걸어서 갔다 오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투어사를 이용하는 것 이외에 택시나 뚜벅이 투어를 하기 위해서는 되도록이면 그룹으로 이동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여행객들이 많기는 하나, Q'enqo(켄코)에서 Puca Pucara(푸카 푸카라) 사이의 거리가 멀기 때문에 혹시나 일어날 사건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 혼자 여행하기보다는 여러 명이서 함께 여행하도록 하자.   



Tambomachay 사진출처 : http://bitly.kr/ev8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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