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챌린지 전성시대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면 어떤 시스템도 작동하지 않는다.

by 라이팅유주

바야흐로 '챌린지 전성시대'다. SNS와 카카오톡을 열면 누군가는 새벽 5시에 일어났음을 인증하고, 누군가는 매일 글을 쓰며, 또 누군가는 스마트워치의 기록을 올리며 매일의 루틴을 공유한다.


나 역시도 그 거대한 흐름 속에 있다. 올해만 해도 블로그 포스팅부터 스레드 글쓰기, 운동에 이르기까지 서너 개의 챌린지를 숨 가쁘게 오가던 중이었다.


우리가 이토록 챌린지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알까. 혼자서는 금세 흐릿해지기 쉬운 의지를 '함께'라는 환경 속에 묶어둘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느슨하지만 분명한 강제성, 서로가 서로를 지켜보고 있다는 적당한 긴장감. 그 시스템의 힘은 실로 막강함은 나도 인정이다.


물론 나에게는 조금 더 사적인 이유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챌린지 리더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화면 너머의 멤버들과 주고받는 에너지, 보이지 않는 소속감이 좋았다. 어쩌면 목표 달성 그 자체보다, 그 안에서 느껴지는 온기가 좋아 챌린지라는 배에 올라탔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러 개의 챌린지에 문어발처럼 발을 걸쳐놓고 있다 보니, 자연스레 깨닫게 된 사실이 하나 있다.

"정말 내 마음이 간절하다면, 굳이 챌린지라는 틀이 필요할까?"


정말 하고자 하는 간절함과 진정성이 내 안에 있다면, 나는 시스템 없이도 움직이는 편이다. 반대로, 내 안에 그 불씨가 없다면 그 아무리 대단한 챌린지에 참여해도 결국 완주하지 못한다. 타율적인 환경이 시동을 걸어줄 순 있어도, 계속 달리는 엔진은 결국 내 마음속에 있어야 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무언가를 매일 인증하는 과정 자체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단순히 사진을 찍고 링크를 공유하는 과정이 번거로워서만은 아니다. 굳이 타인에게 인증샷을 남겨 검사를 받지 않아도, 나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믿음, 즉, 자기 효능감이 꽤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은 나 혼자만의 기분 좋은 착각일 수도 있다.)


어느 순간부터 주객이 전도되는 느낌도 들었다. 행위의 본질인 성장이나 몰입보다, '오늘도 해냈음'을 증명하는 인증샷 한 장이 더 중요해지는 기분.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 기록이 쌓여갈수록 정작 내면의 소리는 작아지는 듯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마음가짐이다. 본질은 시스템이 아니라 내 마음 속에 있다. 시스템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스템이 내 마음을 대신할 수는 없다.


이제 휩쓸리듯 신청하던 문어발식 챌린지 늘리기는 그만두려 한다. 불안해서, 혹은 남들이 다 하니까 곁눈질하며 신청했던 것들을 정리할 계획이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인증, 그 증명의 강박을 내려놓을테다.


대신 정말 간절하게 원하는 나만의 '원씽(One Thing)'을 찾아 그 안으로 깊게 침잠하려 한다. 소란스러운 증명 대신, 조용하고 뜨거운 몰입을 택하기로 한 것.


진짜 성장은,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가장 치열하게 일어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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