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권력과 폭력, 숨막히는 줄다리기
저번 글에서 우리는 권력의 개념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권력이 무엇인지에 대해 여러 학자들이 정의한 내용들을 살펴보았고, 또 Bachrach&Baratz 가 이야기하는 권력의 세 요소를 살펴보기도 했죠. 오늘은 이런 권력과 비슷하지만 분명히 다른 몇 가지 개념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권력, 힘, 권위, 영향력
권력이라는 단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곤 합니다. 그리고 권력과 함께 사용되는, 어쩌면 유사하게 사용되는 개념들도 알고 있죠. 힘을 가진 사람들, 권위있는 사람들,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들처럼 말입니다. 공통적으로 우리가 순응하게 된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측면에서 차이를 보이게 되는 것일까요?
조금 더 예시를 들어볼까요? 장사같은 괴력을 가진 사람들도 권력을 가졌다고 할 수 있나요? 명망있는 교수님처럼 권위있다고 여겨지는 분들도 권력자일까요? 유튜브 크리에이터나 인터넷 방송의 스트리머들은 어떤가요? 무언가 그들을 따르게 되긴 하지만, 그들이 권력자라고 생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오늘의 글에서는 힘에 대해 살펴보고 나머지는 다음 글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힘 Force
"힘", Force 에 대해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권력의 개념을 살펴볼 적에 언급됐던 것으로, 이익과 가치에서의 갈등 기억나시나요? 지금 살펴볼 힘 역시도 이익이나 가치의 갈등을 전제합니다. 그러나 이 갈등을 해소하는 방식이 권력과는 좀 다릅니다. 힘의 경우 상대가 순응하지 않는데도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강압이 이뤄졌다면, 우리는 힘이 행사되었다고 봅니다. 그 중에서도 신체에 가해지는 물리적인 힘을 '폭력' 이라고 부르죠.
그렇다면 힘은 행사되어져도 괜찮을까요? '강압' 과 '폭력' 이라는 단어는 힘이라는 것이 행사되어서는 안될 대상으로 생각되게 합니다. 그런데 재밌게도 우리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이 '힘' 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바로 국가가 그 주체죠. 국가는 물리적인 힘이나 폭력을 합법적으로 독점합니다. 개개인 간의 감금이나 처벌은 철저히 금지되지만, 국가권력에 의한 감금이나 처벌을 허용되죠. 물론 당연하게도 무제한 허용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국가가 행사하는 권력과, 폭력은 어떻게 다를까요?
국가권력 vs 폭력
국가권력과 폭력의 한 끗 차이는 바로 "정당성" 에 있습니다. 둘 다 강제력을 가지는 것은 공통점으로,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힘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돈을 뺏어갈 수도 있고, 가둬둘 수도 있으며 원하지 않음에도 우리는 운전 중에 벨트를 꼭 메어야만 합니다. 하지만 국가권력은 정당성과 권위를 갖기에,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복종합니다. 뭐 강제로 따른다고 보는 입장도 있을 수 있겠지만, 힘이나 폭력과 비교할 때 그런 관점은 잠시 접어두도록 하겠습니다. 반면, 정당성이 없는 폭력은 국민들이 권위를 인정하지도 않고 되려 반발하거나 저항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동의하고 자발적으로 따르는 국가권력이 폭력이 되지 않도록 예의주시하고 감시해야 합니다. 그래서 투표를 하기도 하고, 다양한 방식들을 통해 우리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기도 하죠. 그리고 위에서 잠깐 "정당성이 없는 폭력은 국민들이 권위를 인정하지도 않고" 라고 이야기했는데요. 과연 우리가 인정하는 "권위" 란 무엇인지도 논의해보아야 합니다. 이에 관하여 다음 글에서 힘에 이어 권위와 영향력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아마 나중에 권위에 대해서는 할 말이 더 많을 것 같긴 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