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 시절, 당신에게 몇 점짜리 사랑이었을까?!
돌이켜보면 연애에 있어 가끔은 그 사람을 사랑했다기보다 나를 너무 예뻐해주는 그 눈빛을 좋아한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눈빛에 어린 농도가 조금이라도 옅어지면 그렇게 못 견뎌하고 달달 볶았는지도 모르겠다.
'더이상 날 사랑하지 않잖느냐.'는 나의 볼멘소리에
갈 곳을 잃은 그 눈동자가,
말문이 막힌 그 입술의 달싹거림이 생각날때면
왼쪽 늑골 어딘가쯤인지, 명치끝쯤인지가 콕콕하고 찔리는 기분이 든다.
너를 사랑하는 내 마음에 느낀 배신이나 섭섭함이 아니라 내가 만족했던 네 사랑의 기준치에 미치지 않는다는 평가였던 거다.
결국 나는 사랑을 한 게 아니라, 당신의 마음을 채점하고, 행동을 점수 매김한 것이리라.
거기서 오는 행복함과 사랑받는다는 우월감을 사랑이라 착각한건지도...
그래서 사랑은 각자의 절대 평가 항목이라
"이렇게 사랑하는데 그 마음을 어떻게 더 보여주냐"며 안타까움의 끝에 걸친 답답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당신 인생에 최고로 열정적인 한 때였다 해도,
그 사랑에서 낙제할 수 있는 것이다.
실패한 사랑은 없다.
다만 이별이 찾아오는 건 점수 미달이었으니 자신의 점수에 맞는 지망을 하는 수 밖에...
F학점짜리 마음도 소중해할 누군가를 만난다면 당신은 그 사랑에서 장학생이 되는거다.
당신이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좋은 게 아니라,
그 눈안에 비친 것이 나여서 좋은 게 진짜 사랑인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