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부지런히 어른이 되어가고 싶다.
23년 6월에 발행된 장편소설...
이 책을 집어 든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한자리에서 뚝딱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이상한 자신감..
둘째, 엥..불행을 판다고? 보통 좋은걸 팔아야 하지 않을까-
불행을 사고 싶지 않은데 누가 불행을 사는걸까 라는 의문은 내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던 듯 하다.
읽어보니, 예상대로 술술 읽히고 재미 있었다.
무겁지 않으면서도, 문득 마음에 잔잔한 물결 하나가 이는 그런 책.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이 읽어도 무리 없을 듯하고,
지친 하루 끝에 잠시 멈춰 선 다 큰 어른들에게도, 조용히 위로가 되어줄 이야기다.
누군가 먹구름 속에 있다면, 그 사람의 무지개가 되어주세요
마야 안젤루(시인)
책의 첫 장을 펼치자마자 만난 인용구.
아마 이 한 줄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품고 있는 듯했다.
주인공 세린은 비가 오면 열리는 한 상점을 통해 도깨비를 만나고,
크고 작은 사건들을 겪으며 결국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진실에 다다른다.
(…이렇게 요약하니 조금 지나치게 T 같지만, 그 진심만큼은 담고 싶었다.)
비가 내린다.
아니, 내리는 것을 넘어 쏟아진다.
하천이 넘치고, 지하도가 잠기고, 도로는 침수되고, 산사태가 일어난다.
삶도 그렇다.
살아가다 보면 마음이 무너지고, 우울이 퍼붓고,
천둥과 번개가 몰아치는 듯한 시련을 마주하게 된다.
이럴 때 우리는 보통 이러한 위로받는다.
"해 뜨기 전이 가장 어두운법이야, 곧 날이 밝을거야. 조금만 힘내."
하지만 우리는, 자주 그 사실을 잊는다.
지금 내 슬픔만이, 너무 크게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더욱, 비가 그치고 먹구름이 흩어진 뒤
무지개가 뜰 거라는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
오늘 하루,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야 한다.
어쨋든, 이 책이 내 마음에 남긴 가장 큰 울림은 이것이었다.
우리는 늘 무지개를 기다리며 살아가지만-
어쩌면 누군가는, 이미 나에게 무지개가 되어주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어른이라는 것.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조용히 자리 잡았다.
나는 아직도 어른이 되려면 멀었나보다.
그래도, 매일 나아가고 싶다.
누군가의 흐린 하늘에, 조용히 무지개 하나 걸어주는 그런 어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