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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 Oct 10. 2024

이끄는 마음의 도구








대부분의 리더십 관련 서적에서는 리더십의 전략에 대해 강조한다. 사실, 전략이라는 말 보다 리더의 도구라는 말로 바꿔보니 더 편하게 와닿는다. 거창하게 비유해보면 지휘자의 지휘봉 같은 것일 수도 있겠다. 효율적인 방법으로 목표에 도달하려면 분명 리더는 도구가 필요하다. 내가 요즘 알차게 활용해 보고 있는 두 가지 도구에 대해 나누려고 한다.


리더십은 소통 communication과 우선순위 목록prioritizing를 통해 성취될 수 있다. 저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고 일의 중요도를 판단할 수 있겠지만,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것과 정리된 중요도 목록을 갖고 일을 하는 것은 리더 leading voice의 공통된 핵심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꿀벌의 벌집 만들기 전략을 따라가 보자. 꿀벌은 각자 꿀 모으기, 벌집 만들기의 작은 작업을 수행하지만 각자의 역량만으로 임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 누군가는 꿀이 많은 위치를 소통하여 다른 벌들이 효율적으로 노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춤이라는 소통 방식은 멀리 있는 다른 동료에게 효율적으로 명확하게 소통을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일하는 꿀벌에게도 우선순위가 중요하다. 아무리 맡은 임무가 꿀을 모으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벌집에 위협의 순간이 왔을 때 모든 업무를 제치고 최우선 임무는 위험을 차단하고 벌집을 지키는 것이다. 꿀벌에게는 이렇게 생명과 직결되는 생존 전략에 두 가지 기술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잘 말하려면 먼저 잘 들어야 한다


이 전략들을 디자이너의 업무에 대입해 보겠다. 먼저 효과적 소통 effective communication을 내 방식대로 해석해 보자면, 건강한 소통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건강한 소통이라는 건 서로의 의견을 듣는다는 것이고 따라서 조율이 가능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내가 상대방을 들을 태도를 통해 성과의 효율성은 올라갈 수 있다.


건강한 소통을 하려면 내가 먼저 한 마디 던지기 전, 열린 귀와 마음으로 상대방의 의견을 들어보자. 어쩌면 그들은 내 의견과 일치하는 의견을 말할 수도 있다. 혹은 나의 열린 태도를 본 상대방이 경계를 풀고 나의 의견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동의를 표할 수도 있겠다.


상대방이 의견을 내었을 때는 바로 내가 머릿속에 담아둔 의견으로 맞받아치기보다, 내가 방금 들었던 상대방의 의견에 답해보자. 이 전략은 장단기적으로 나의 소통에 대한 타인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대화뿐만 아니라 이메일이나 메신저와 같은 글로 하는 소통에도 적용할 수 있다. Articulating Design Decision이라는 책은 위의 방법 외에도 많은 소통 지혜를 알려준 책이다.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도 있다


주체적인 리더는 자신의 역할에 자신감 있다. 그건 자신이 세운 계획과 중요도 목록prioritizing으로부터 온다. 내가 당장 해야 할 일부터 중요하지만 시간이 필요한 일까지 정리가 되지 않는다면 막막한 생각이 들지만, 노련한 리더는 자신의 기준에 맞게 순위 목록을 세운다. 협업도 그렇다. 계획과 우선순위 없이는 효율적인 협업이 어렵고 성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막연하게 우선순위를 정한다면 어렵겠지만, 사실 몇 가지 상황에 맞는 기준을 바라보면 우선순위를 만드는 작업은 어려울 것도 없고 시간이 걸릴 것도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상황에 맞는 객관적 목표 설정이다.


나의 디자인 업무를 예로 들어본다면, 한 주간 처리해야 하는 다양한 프로젝트가 있다. 줄줄이 늘어선 프로젝트 속 계획을 세우는 데 있어서 중요한 지표는 시간일 수 있겠다. 어떤 프로젝트는 규모가 조금 더 크고 긴 시간이 필요하며, 어떤 프로젝트는 다음 달 제품 업데이트에 바로 반영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몇 가지 다른 업무를 함께 진행시켜야 한다고 생각해 보자. 제품 업데이트 날짜가 우선적 목표가 될 수 있고, 프로젝트의 중요도를 종합해서 나의 한 주 업무 목록을 만들어 일을 처리할 수 있다. 나는 한 동안 다수의 제품 오너와 일을 하던 시기에는 한 주에 한 번씩 나의 우선순위 목록을 업데이트하여 팀과 공유했었다.



Stephen Covey's decision-making matrix





협업에 있어서도 객관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은 중요하다. 팀원은 마술사가 아니기에 모든 것들을 팀의 리더가 바라는 대로 뚝딱 만들어낼 수 없다. 따라서 리더는 트레이드오프를 파악하고 단기간에 성취할 수 있는 것들, 시간과 노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기록해 보는 것이 좋다. 이를 바탕으로 누군가에게는 효율적인 업무 목록을 제공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현실적이고 건강한 제안을 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협업과 개인의 업무 예시를 통해 시간과 트레이드오프가 중요한 기준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다른 조건들을 사용할 수 있지만 나의 업무와 일상에서 두 기준을 활용해 일을 처리하고 있다. 꽤 효과가 있다.


능숙하게 쓰게 된 어떤 도구로 생각지 못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른다












이 에세이는 이끄는 기술에 대한 워크숍을 다녀와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한 글의 일부이다.

프롤로그와, 영문 버전의 에세이에서 그 생각의 연장선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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