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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way Dec 04. 2015

양화대교 말고 구포대교


저는 부산의 어떤 화려한 드라이브 코스보다도 구포역에서 대저로 넘어가는 구포대교 구간을 좋아하는데, 이 다리를 건널때면 "집에 가까워오고 있다"는 안도감과 함께 오늘 하루에 대한 소회가 슬그머니 떠오르기 때문이에요.


대학때부터 지금까지 버스와 전철로 수천번은 넘어다닌 이 구간, 생각해보니 같은길을 달릴 때에도 그때마다 기분은 매번 달랐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소박한 구포대교의 불빛들이 휙휙 귀 옆을 스쳐갈 때의 황홀함, 피곤함, 뿌듯함, 졸림, 설렘, 서글픔, 편안함, 고독은 매번 다른 빛이었더군요. 험준한 산맥보단 언덕에 가까울 인생에서도 수천개의 다른 기분을, 하루들을 산다는 것은 축복이었군요.


내일 보는 구포대교의 불빛은 좀 더 예쁜 빛이길, 얼마 남지 않은 나와 당신의 한 해가 "집이 가까워오고 있는 듯한" 안도감으로 마무리되길 바라며.


- 2014.12.29. 11:2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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