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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u Dec 09. 2018

씀바귀 입에 따다 물고요

인스타가 삶의 즐겨찾기 폴더쯤으로 활용되고, 회사 동료나 지인들의 피드도 섞이다 보니 현실과 이상이 마구 뒤섞인 잡탕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건 마치 드라마 '남자 친구'와 '송곳'을 한 회씩 교차해서 보는 기분과 비슷하다고 할까. 그 갭이 큰 어느 날은 이 모든 것들이 나만 아는 비밀이나 거대한 음모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있어 보이는 삶을 위해 현재의 삶은 아무 역할을 하지 못하는 건가. 이렇게나 철저히 분리될 수 있다는 것에 인스타의 위력을 실감한다. 어느 소설에서 주인공은 스스로의 선택과 자신이 구축한 이미지로 만든 sns세상 속 관계를 끊는 것이 현실의 관계를 끊는 것보다 더 어려웠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앞뒤의 맥락을 차치하고 서라도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진짜는 애초에 상관없는 세상 속에 살고 있다. 누군가를 알고 있다면서 동시에 모른다고 말하는 세상 속에 살고 있다. 제대로 아는 필요가 초라해지는 #있어빌리티 속에 인생이 흘러 다니고 있다. 


고작 몇 장의 이미지가 함축하는 삶의 방식이란 없다.  

관계를 부정하지만 관계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그것으로 무엇을 배워가는지도 

월요일을 맞이하려니 씁쓸함으로 마음이 가득 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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