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가 삶의 즐겨찾기 폴더쯤으로 활용되고, 회사 동료나 지인들의 피드도 섞이다 보니 현실과 이상이 마구 뒤섞인 잡탕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건 마치 드라마 '남자 친구'와 '송곳'을 한 회씩 교차해서 보는 기분과 비슷하다고 할까. 그 갭이 큰 어느 날은 이 모든 것들이 나만 아는 비밀이나 거대한 음모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있어 보이는 삶을 위해 현재의 삶은 아무 역할을 하지 못하는 건가. 이렇게나 철저히 분리될 수 있다는 것에 인스타의 위력을 실감한다. 어느 소설에서 주인공은 스스로의 선택과 자신이 구축한 이미지로 만든 sns세상 속 관계를 끊는 것이 현실의 관계를 끊는 것보다 더 어려웠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앞뒤의 맥락을 차치하고 서라도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진짜는 애초에 상관없는 세상 속에 살고 있다. 누군가를 알고 있다면서 동시에 모른다고 말하는 세상 속에 살고 있다. 제대로 아는 필요가 초라해지는 #있어빌리티 속에 인생이 흘러 다니고 있다.
고작 몇 장의 이미지가 함축하는 삶의 방식이란 없다.
관계를 부정하지만 관계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그것으로 무엇을 배워가는지도
월요일을 맞이하려니 씁쓸함으로 마음이 가득 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