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게을리하면 생기는 일

by 몇몇

부쩍 게으름과 사투가 깊어졌다. 그러다 보니 제일 먼저 능동적인 창작 활동과 적극적인 두뇌활동을 멈춘다. 해야만 하는 일들을 겨우 끝내고 그다음은 의미 없이 영양가 없는 글들을 읽는다. 정말 가볍고 머리에 남지도 않는 글들을.


활자로 찍혀 나온 글들은 그래도 다르다. 관심이 없더라도 혹은 나와 연관이 없더라도 무엇인가를 남긴다. 그러나 인터넷의 정리되지 않은 정돈되지 않은 자극적인 글들은 그야말로 머리를 뒤죽박죽으로 섞을 뿐. 휘휘 저어놓을 뿐이다.


여기까지 적고 나자, 고작 몇 줄 적은 것 만으로 머릿속 뿌옇던 안개가 가신다. 내가 왜 게으름과 아웅다웅했는지 알 것만 같다.


나는 생각하기가 싫었던 것이 아닐까. 방을 정리하고 나면 뽀얀 먼지가 걷히고 나면 드러나는 내 속내들을 마주하기 싫었던 것이 아닐까.


글쓰기를 게을리하면 자꾸만 내 머릿속은 복잡해진다. 어떤 의도와 계기 목표들을 다 뒷전으로 하고 그저 부우웅 떠서 숨쉬기만 하는 상태.


거기에서 다시 마음을 차리고 앞을 보려면 글을 쓰는 것이 괜찮은 답이다.


그러나 그 게으른 먼지 속 나도 예뻐해 줄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 쉽지 않다.

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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