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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ongplate Apr 24. 2021

일렁이는 묵언

04



애정이 그렁그렁 담긴 눈으로

까칠하지만 땀이 배어 나오는 손바닥으로

달싹 달싹, 한시도 가만있지 못하는 입술로

안 그런 척 분홍빛인 귓등이


언어로는, 말로는


사람들의 합의로만 이뤄진

그 언어라는, 말이라는 도구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이야기한다.


언제 우리가 이 마음을 약속이라도 한 적 있던가

이것이 어떻게 감히 능동적인 제어가 가능하단 말인가


부러 이름 붙이지 않아도,

앞으로도 이름 붙일 수 없는 이 마음을


곧 넘쳐흐를 듯 바라보는 눈빛에서

안달 난 듯 꼼지락거리는 손가락에서

뜨거움에 메마른 에서

마음이 향한 쪽으로 기울어진 귀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으니


우리 말을 아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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