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내 몸에서 나가줘 부탁할게
앗!
건조한 가을, 겨울철이 되면 여지없이 찾아오는 손님.
그 이름은 '정전기'라고 한다. 당연히 나에게는 반갑지 않은 손님으로서..
앞서 말한 건조함이 배가되는 계절이면 나와 불편한 동행을 시작한다.
정전기를 처음 만났을 때는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다.
'내 몸에 전기가 흐르고 있어...!!!' 평범한 지구인이기를 거부했던
어린아이의 시선에 이 짧은 짜릿함의 강도가 아주 강렬했을 것이다.
니트+패딩의 조합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정전기를 소환하기 딱 좋은 환경이랄까.. 탈의 후
주변 어떤 물건에 손을 대던지 전기가 오르기 십상이다.
심지어 어느 겨울날은 업무용 태블릿의 전원을 켜던 중
둔탁한 소리와 함께 인생 최대의 정전기를 느낀 적이 있었다.
안타깝게도 태블릿 PC는 고장이 났다..... 이 정도면 초능력 아닌가? ㅎ...
RIP...
지금도 나를 잘 아는 친구들은 나와 스치는 것조차 두려워한다.
여지없다. 무조건 정전기를 일으켜 그들에게 아주 강력한 인사를 전한다.
정전기가 잘 오르는 체질이 있다고 한다. 분명한 것은 내가 확실하다.
1초도 안 되는 짧은 찰나의 순간.
그리고 바늘로 맨살을 콕하고 한번 찌르는 정도의 통증.
하지만 무수히 많은 빈도수와 예고 없이 찾아온다는 불편함이
정전기를 두려워하게 만드는 것 같다.
내 몸에서 나가줘 제발!!! 부탁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