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 인터뷰 24: Debbie 님
AC 인터뷰를 시작한 지 벌써 2년이 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스웨덴 유학에 관한 정보를 찾기 어려웠던 상황 속에서, 어떻게 이미 유학을 경험한 분들의 생생한 경험을 독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심 끝에 시작했던 기획이 처음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욱 다양한 분야의 더욱 많은 졸업생의 도움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 이번 시즌에도 아직 필자가 만나지 못한 스웨덴 대학원 졸업생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열심히 찾아보겠다며 마음을 다잡기도 했다.
새로운 시즌을 여는 이야기는 2020년 가을학기부터 2022년 봄 학기까지 스웨덴 룬드대학교를 대표하며 디지털 앰배서더 활동했던 Debbie 작가의 이야기로 준비했다. 졸업 후에 곧바로 한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그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어서 준비 과정이 더욱 보람찼던 인터뷰였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스웨덴 룬드대학교에서 Media and Communication Studies 석사 과정을 공부한 Debbie이다. 졸업 후 22년 6월부터 한국에 있는 스웨덴 기업 인사팀에서 인사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스웨덴을 유학 장소로 고려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교환학생 경험이다. 학부 재학 중이었던 2015년에 스웨덴 벡훼(Växjö)에 위치한 린네대학교 (Linnaeus University)에서 한 학기 동안 교환학생을 했다. 스웨덴 교육 시스템을 제대로 경험하고자 나름대로 수업을 열심히 따라가면서 좋은 점을 많이 봤고, 만약 대학원에 간다면 스웨덴에서 공부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학부 졸업 후 잠시 직장에 다녔으나, 미디어 분야를 더욱 깊이 공부해보고 싶다는 마음과 한국의 미디어 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시기를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유학을 결심하면서 룬드대학교의 해당 프로그램을 찾게 되었다.
해보고 싶은 것은 다 해봐야 하는 사람이었다. 이런 모습은 스웨덴 유학 후에도 변함이 없는 것 같다.
학과에서 운영하는 취업 관련 세미나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면서 많은 것을 얻었다.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으로 진행하긴 했지만, 오히려 다시 보기가 가능해서 좋은 점도 있었다. 영문 CV 작성부터 스웨덴 기업의 면접 예상 질문까지 다양한 분야를 다루었다. 다양한 회사의 인사 담당자가 와서 실용적인 조언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작은 일이라도 업무 관련 경험을 꾸준히 이어 가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그 시작은 스터디인 스웨덴 코리아에서 룬드대학교를 대표하는 디지털 앰배서더 활동을 한 것이었다. 전공 분야와 관련성이 큰 활동이라고 생각하며 더욱 열심히 했고, 이것이 나중에 포트폴리오처럼 쌓여서 도움이 되었다. 아울러 1학년을 마친 여름방학에도 인턴을 했고, 마지막 학기에도 학위 논문을 쓰면서 IT 기업에서 인턴을 했다.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이후 이력서를 쓸 때 좋은 스토리를 만들기 수월했다.
학과 선배와 네트워킹을 많이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코로나가 유행할 때 석사 생활을 시작해서 학과 선배들과 직접 만날 기회가 거의 없었다. 같은 전공을 공부했지만 먼저 자리를 잡아가는 사람들을 알아갔으면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스웨덴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다름’을 열린 눈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스웨덴에 살다 보면 좋은 점도 많지만 ‘왜 굳이 이렇게 하나’ 싶은 부분도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런 것도 좀 더 열린 마음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면 유학 생활이 좀 더 즐거울 것 같다. 예컨대 스웨덴의 밤이 너무 긴 겨울도 다른 곳에서 쉽게 하기 어려운 특별한 경험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나에게 스웨덴은 한 편의 뮤지컬이다. 스웨덴에서 정말 다양한 경험을 했고 다양성에 관해 배운 것도 많다. 돌이켜보니 한 편의 뮤지컬에 있는 다양한 넘버(뮤지컬에서 사용되는 노래나 음악)들이 결국 하나의 스토리를 완성하듯이 스웨덴에서의 제각기 다른 경험들이 모여서 결국 지금의 내 모습을 만들어줬다고 생각한다.
커버 이미지: Debb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