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우성 Nov 03. 2020

AC 인터뷰 2: 나에게 스웨덴은 징검다리다

김설종님 인터뷰

박사 과정 진학 준비는 모래사장에서 바늘을 찾는 일에 비할 정도로 고생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공부를 계속하겠다는 결심도 무겁지만, 학생의 연구 관심사와 최대한 일치하는 프로젝트, 혹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서 자신을 끌어줄 수 있는 지도교수 발굴은 운이 반드시 따라주어야 한다고 믿을 정도로 쉽지 않다. 결국은 학문적 여정이 곧 본인의 물리적 여정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두 번째 AC 인터뷰는 낯선 나라에서 대학원 과정을 시작하는 결정과, 2년 동안 몸담았던 학교를 떠나서 새로운 곳에서 기회를 찾는 도전을 모두 경험한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 10월 4일 아침, 11시간의 시차를 넘어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과 화상 인터뷰를 시작했다. 


-<스웨덴유학 그리고 독자에게 간단한 자기소개를 한다면?

스웨덴 우메오 대학교(Umeå University)에서 2015년 9월부터 2018년 3월까지 Plant and Forest Biotechnology를 전공했고, 2018년도 하반기부터 뉴질랜드 캔터베리 대학교(University of Canterbury)에서 산림 유전학 박사 과정을 공부하는 김설종이다. 처음 1년 동안 코스워크를 마친 후에는 주로 웁살라 대학교(Uppsala University)에서 논문 작업을 진행했다.*


-스웨덴 석사 유학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유학 결정을 듣고 주변의 반응은

유학할 장소를 고르는 데 있어서 학교의 평판이나 국가도 중요했지만, 석사 과정에서 배우는 지식과 프로젝트의 구체적 내용이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이었다. 처음 선택할 때 스웨덴이 유일한 선택지는 아니었다. 미국이나 독일 대학의 대학원에서도 합격 통보를 받았고, 특히 독일의 경우 학비 면제 혜택도 받을 수 있었다. 스웨덴 유학 선택지의 경우, 당시에 "Korean Talent Race" 프로그램에 최종 선발되어 장학금을 지원받는 조건이었다. 결국 독일과 스웨덴 중에서 내가 앞으로 더 애정을 가지고 하고 싶은 세부 분야를 선택하다 보니 스웨덴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더불어 스웨덴이라는 나라의 평판도 좋은 편이었으므로 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주변에서는 스웨덴으로 유학을 간다고 하니 뜻밖의 목적지 혹은 의외라는 반응이 꽤 많았다.


-스웨덴에 오기 전의 나는 어떤 사람이었나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스웨덴을 가기 전에도, 그리고 현재에도 늘 성장을 갈망해왔고 새로운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이다.


-석사 유학 과정에서 취업에 가장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활동  가지만 골라본다면?

박사 진학이라는 목표가 있었기에, 석사 프로젝트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 2017년에 이미 졸업 논문을 제출할 준비가 되었지만, 더 좋은 논문을 완성하고 싶어서 다른 데이터 수집과 분석 방법을 공부해서 초안을 많이 보완했고, 결국 이 논문을 저널에 게재할 수 있었다. 석사 논문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인정받아서 "Global Swede 2017" 상을 받은 일 역시 논문 작업과 연관된 좋은 성과였다.


-취업을 위해 자신의 노력이 가장 필요했던 분야는

박사 포지션에 지원할 때 공을 많이 들였다. 알고 지내던 박사과정 학생과 지도교수에게 질문하고, 조언을 구했다. 특히 인터뷰 예상 질문에 관련된 조언과 CV 검토가 큰 도움이 되었다.  박사 과정 인터뷰에서 실제로 혼자 고민했다면 제대로 준비하기 어려웠을 질문을 받기도 했다. 


-지금 다시 석사 과정을 시작하는  학기로 돌아간다면 해보고 싶은 것은

현재 공부하고 있는 주제는 유전학이지만 석사 논문 주제는 계통분류학과 깊이 연관되어 있었고, 현재 지도교수도 이 분야 전문가이다. 계통분류학 이야기에서 스웨덴의 린네(Carl Linnaeus)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 린네의 흔적이 곳곳에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다 찾아보지는 못해서 아쉬움이 남았다. 스웨덴도 역사가 깊고 문화가 풍부한 곳인 만큼, 자기 전공이나 관심사와 상관있는 스웨덴 내부의 볼거리를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을 때 한층 깊게 탐구해보는 활동도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예비 유학생이나 유학생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기록하는 습관을 권하고 싶다. 당시 비슷한 시기에 스웨덴 석사 유학을 했던 사람들이 브런치 활동을 하는 것을 보면서 느꼈던 바이기도 하다. 하지만 꼭 브런치라는 플랫폼이나 글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플랫폼, 혹은 다양한 방식으로 기록할 수 있지 않을까. 자기 삶을 되돌아보면서 더 의미 있게 보내려고 노력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뉴질랜드에서 박사 공부를 시작한 다음에는 나름의 자취를 남기는 중이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스웨덴은 OOO"라는 문장을 완성해본다면

나에게 스웨덴은 징검다리다. 연구와 학문을 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내 커리어는 시간과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계속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스웨덴에서의 시간은 인생의 좋은 경험으로서, 또 학문적 커리어 과정으로서 많은 영감을 주었고, 그 긍정적 힘은 지금도, 그리고 미래에도 내 안에 지속한다고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스웨덴은 튼튼한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었다.


*스웨덴의 여러 학위과정에서 석사과정생이 다른 학교나 기관에서 논문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것이 가능하다. 김설종씨도 웁살라 대학에서 마음에 드는 석사 논문 프로젝트를 발견하고 지원했다. 


** 김설종씨 석사 논문 프로젝트와 관련된 언론 보도도 있다.


***커버 이미지: Patrik Svedberg/imagebank.sweden.se


매거진의 이전글 스웨덴 유학생의 현명한 소비생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