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우성 Jan 14. 2021

AC 인터뷰 5: 나에게 스웨덴은
나를 위한 선택이다

김현겸님 인터뷰

2020년에 4명의 스웨덴 석사 졸업생을 만나면서 평소에는 쉽게 듣기 어려웠던 졸업 후의 다양한 진로 이야기를 발굴했다. 2021년에도 AC 인터뷰는 새로운 보물을 찾기 위한 발걸음을 시작했다. 여러 졸업생을 인터뷰하면서 공통으로 느꼈던 점은, 유학이라는 쉽지 않은 결심을 한 만큼 다들 열정적이고, 목표 의식이 확실하다는 점이다. 현재 유학 중이거나 유학을 꿈꾸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낯선 환경에서, 무엇에 열정을 쏟아야 할지 알 수 없다면, 열정과 목표 역시 방황하기 마련이다. 1월 인터뷰는 스웨덴 현지 취업이라는 목표를 위해서는 그런 열정을 어디에 쏟으면 좋을지 귀띔해 줄 이야기를 담았다. 

 

-<스웨덴유학 그리고 삶> 독자에게 간단한 자기소개를 한다면?


스웨덴의 린셰핑대학교 (Linköping University)에서 2017년부터 2년 동안 Statistics and Machine Learning 프로그램 석사 과정을 공부했고, 현재 스웨덴 소재 IT 회사에서 데이터 애널리스트로 일하는 김현겸이다. 졸업 후 9월부터 인턴으로 근무하다가 2020년 4월부터 현재 포지션에서 근무 중이다.


-스웨덴 석사 유학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 유학 결정을 듣고 주변의 반응은? 


학부 시절 린셰핑에서 교환학생을 한 경험이 좋은 영향을 주었다. 교환학생 신청 당시 스웨덴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는 별다른 생각이 없었지만, 교환학생을 마칠 때에는 석사 공부를 계속해도 괜찮은 환경이라는 생각을 하며 돌아갔다. 귀국 후 취직과 대학원 진학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유학을 결심했고,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 몇몇 대학에 지원하고 합격했으나, 전공을 가장 크게 고려해 린셰핑 행을 결심했다. 이미 알고 있는 도시와 학교라는 점 역시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나를 잘 아는 주변 사람들은 유학 쪽으로 마음먹었음을 알았기 때문에 이 결정을 듣고 매우 놀라진 않았다. 하지만 나의 스웨덴 행을 부러워하는 주변 사람들도 꽤 있는 것을 보고 나에게 주어진 기회가 감사한 기회라는 것을 실감했던 것 같다. 


-스웨덴에 오기 전의 나는 어떤 사람이었나?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자신을 ‘아웃라이어’로 표현한 적이 있었다. 하고 싶은 것이 분명하기에, 남의 의견을 크게 신경 쓰기보다는 확신이 선 후에는 소신대로 밀고 간다. 그런 면에서는 한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 치고는 사회의 압력을 덜 받는 아웃라이어가 아닌가 싶다. 


-석사 유학 과정에서 취업에 가장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활동 한 가지만 골라본다면?


석사 프로그램에서 배우는 내용 자체가 큰 도움이 되었다. 관련 직종의 수요가 많고, 마침 스웨덴에서 졸업 후 일할 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유리한 부분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했다. 명목적으로 프로그램 이수 후에는 통계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지만, 내용을 보면 시장에서 요구하는 코딩 수업 비중이 크며, 공대에 열린 관련 수업을 듣고, 수업 과제를 통해 통계 관련 이론에 근거한 지식을 코드로 구현하는 연습을 탄탄히 했다. 이 분야로 취업을 할 때 대부분 코딩 테스트를 보는데, 이 부분이 자신 없다면 취직이 어렵다고 생각한다.  


-취업을 위해 자신의 노력이 가장 필요했던 분야는? 


실무적인 부분에 있어서, 회사마다 비슷한 분야라도 언어가 다르다. 예컨대 회사에서는 파이선을 많이 쓰는데, 수업은 주로 R을 활용해 진행했다. 물론 썼다. 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다룰 줄 알면 다른 언어로 넘어가는 진입 장벽이 낮지만, 파이선으로 코딩 테스트를 해야 했기에, 남는 시간에 독학하면서 틈틈이 익혔다.

또 다른 예로, SQL도 수업에서는 맛만 보고 넘어갔지만, 지금 포지션에서 중요해서, 역시 혼자 공부해야 했다. 다행히도 코딩 분야는 좋은 온라인 소스가 많아서 열정이 있고, 목표하는 주제나 토픽이 분명하면, 기초가 부족하더라도 쉽게 배울 수 있다. 책을 찾아보거나 온라인 강의를 활용하는 방법 역시 추천할 만하다. 


-지금 다시 석사 과정을 시작하는 첫 학기로 돌아간다면, 꼭 해보고 싶은 것은? 


조금 더 적극적으로 공부를 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석사 과정 동안 열심히 공부했지만, 한국과 비교할 때 석사 공부를 하며, 수업을 듣는 것에 관한 개념이 다름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처음에 적응하는 데 애를 먹기도 했고, 돌이켜보면, 더욱더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더 많이 얻어낼 수 있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예를 들면, 수업시간에는 이론만 집중적으로 알려주었다면, 막상 과제는 수업시간에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실전에서 활용될 내용이 나왔다. 필요한 내용을 직접 찾아보고, 관련 논문도 읽어보고, 비슷한 코드를 분석해 보는 등 적극적으로 과제를 하는 일이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 힘든 시간을 보낼 때도 있었다. 이런 시간을 더 빨리 극복하기 위해서 더 능동적으로 참여하려고 하고, 질문도 많이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예비 유학생이나 유학생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예비 유학생 독자분들이라면 초반에 2번 문항에서 답했던 것처럼 선택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므로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잘 선택하면 좋겠다. 꼭 스웨덴이 아니더라도 어디서든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위 과정 이후의 삶에서도. 마음의 소리를 잘 듣고 결정을 했으면 좋겠다. 지금 이미 공부하고 계신 유학생분이라면, 현재를 즐겁게 잘 즐기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직장인이 되어 보니 학생 시절이 더 좋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스웨덴은 OOO이다"라는 문장을 완성해본다면? 


나에게 스웨덴은 나를 위한 선택이다. 내가 좋아서 온 곳이기 때문이다. 


커버 이미지: Photo by Franki Chamaki on Unsplash

매거진의 이전글 원서 접수가 끝나고 난 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