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울시장 박원순 Jan 02. 2018

극적 합의

서울교통공사 무기계약직 전원 정규직화

서로 비난했습니다. 
첨예한 갈등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화의 끈을 놓지 않은 결과 2017년 12월 31일, 극적으로 합의에 이르렀습니다. 서울시 산하 서울교통공사에서 무기계약직 1288명 전원의 정규직화에 대한 노사간의 합의가 이루어졌습니다.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시정하고, 불평등한 노동구조를 해결하는 일은 우리 사회 오랜 숙제였습니다. 어렵지만 꼭 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은 고통스러웠습니다.


수십 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서울교통공사에 입사하여 정규직이 된 누군가는 정규직 이기주의라는 비난을 받아야 했습니다. 무기계약직이 시험을 쳐서 들어온 정규직과 똑같은 대우를 해달라고 하는 누군가는 ‘무임승차’라고 손가락질 받아야 했습니다.

 

이들에 대한 비난은 온당합니까? 20대 시절엔 비정규직 파견노동자로 전전하게 하고, 무한경쟁의 쳇바퀴 속에 밀어 넣어 간신히 정규직이라는 타이틀을 부여잡게 한 우리사회의 무한경쟁 논리가 비난받아야 합니다. 용역업체 비정규직, 다시 무기계약직, 반복되는 차별 속에서 제대로 정규직 입사시험을 준비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던 우리 사회의 잔인한 구조가 문제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그들의 이기심이 아니라 불평등한 구조를 방치하는 정치입니다. 잘못된 논리와 이를 시정하지 못했던 정책에 대한 사회의 반성이 먼저 있어야 합니다. 


오랜 기간 고통스러웠던 노동자들에게 미안합니다. 고통 속에 스러진 노동자들을 기억하겠습니다. 여전히 고통 속에 있는 노동자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갈등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화와 타협의 과정을 통해 더 나은 존재로 성장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힘입니다. 우리사회와 구성원 모두가 이번 과정을 통해 지난날을 반성하고 더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서울시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불평등이 시정되고, 노동존중사회가 우리 일상의 풍경이자 미래가 될 수 있도록 힘껏 노력하겠습니다.


서울교통공사 무기계약직 전원 정규직화


매거진의 이전글 사랑에 투자하는 서울이 되겠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