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오대산 선재길

by 신킹스
오대산 선재길에서



걸으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나는 걷는 것을 좋아한다.

인류는 직립보행을 시작하면서부터 발전하였듯이 나 또한 걸으면서 많은 성찰을 하고 발전하였다

기원전 히포크라테스(BC460?~BC377?)는 ''인류 최고의 보약은 걸음이다''라는 말로 걷는 활동을 예찬했듯 ''걸음''이란 돈 안 들이고, 쉽고, 자연스러운 활동인 것이다.

어쩌면 대부분의 성인병도 이 걷는 활동의 부족에서 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요즘처럼 상쾌한 가을이 오면,

꽃들이 피어있는 시골의 포근하고 정겨운 흙길을 걷고 싶다.

그 호젓한 길에서 바람 소리, 새소리를 느끼며 나 역시 자연의 일부가 되고 싶다.

등산도 좋지만,

요즘은 올레길, 둘레길이 대세인듯하다.

전국의 수많은 길들.

지리산 둘레길, 함양 선비길, 청송 외씨버선길, 대관령 옛길, 영덕 블루로드, 금오도 비렁길 등등.


조용히 자연 속을 걸으면,

현대의 인위적 소음 속에 닫혀 있던 감각이 열리고 근육이 부드럽게 이완되는 걸 느낀다.

마음속 번뇌와 어지러운 생각들.

헝클어진 실타래같이 정리되지 않은 수많은 잡념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만의 시간 속으로 침잠하게 된다.

그렇게 자연 속에 서면,

길 위에 서면,

가려져 좁아져 있던 시야가 걷히고 비로소 밝고 넓어진 나를 느낀다.


다가오는 주말이면,

작은 배낭에 버뮤다팬츠를 입고 오래되어 낡은,

그러나 내 발을 잘 아는 투박한 등산화를 신고 이런 길들을 걷고 싶다.

살며시 왔다가 떠나는 바람처럼 가볍게,

내 인생길을 걸어가고 싶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가는 구도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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