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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부자 Feb 07. 2019

홈페이지

5년 

5년만에 홈페이지를 다시 만들었다.

처음엔 창업하는 회사에 걸맞게 

대표라는 직함에 어울리게

나란 사람을 돋보이게

무던히도 신경써서 만들었다.


사업자등록증이 나오고

홈페이지가 만들어지고

명함에 대표란 직함이 찍히고

딱 6개월.

6개월 동안 혼자 꿈속을 해매었다.


아는 지인들도

앞서 작업을 의뢰했던 업체도

나와는 상관없었다.

대기업 광고를 기획하고

마케팅 프로모션을 만들었지만

그들과 나는 다른 세계에 있었다.


홈페이지는 6개월이 채 되지 않아 닫았다.

부끄러웠다.

지난 몇 달간 자만심에 

나에게 투자랍시고 산 옷들과

나에게 투자라며 꾸민 사무실과

나에게 투자라며 산 업무기기.

너무 부끄러웠다.

구입 영수증은 있지만 매출 영수증이 없는

내가 나에게 너무 부끄러웠다. 


그 길로 내가 하는 일과 전혀 상관없는 일에

몸을 의탁하며 현실적인 생활을 꾸려 나갔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나와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다는 

불평 아닌 불평을 하면서도 

떠나지 않았고 나가지도 않았다.

나는 나에게 내 능력을, 내 신뢰를, 

나에게 회복해야만 했다.


이직 이후 4년 6개월 만에 

전국 대리점 매출 상승률 1등을 만들었다.

문에창작과를 나와서 

몽키스패너도 모르던 내가 

굴삭기의 메인펌프며

지게차의 엔진부속을 공부하며

5년을 버티었고 또 버티었다.


낮에는 유과장으로 밤에는 여전히 내 꿈속에 있는 유대표로

하루하루 버티듯 살던 내게 유과장이 유대표에게 살며시 손을 내밀었다.

"할 수 있다면 해봐, 포기하지 말고."


작년 11월부터 구상된 홈페이지가 

그렇게 5년만에 내게 돌아왔다.

여전히 난 낮에는 유과장.

밤에는 유대표이지만

그 전의 유대표와는 다르다. 

아니 다를 것이다.


바닥에서 

더 낮은 곳에서

내가 바라는 꿈이

내가 바라는 도전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음을

유과장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일로 도약하자.

어제의 나를 발판으로... 


스토리텔링 컨텐츠 기획사

Story-i 

http://story-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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