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함께 산책을 하다 잘게 부서진 콘크리트 돌멩이를 발견했다.
"아우웅."
아들은 자신의 조막손 위에 들린 투박하고 못생긴 콘크리트 조각에 대고
이름을 부르듯이 연신 말했다.
"아우웅, 아우웅."
그리고 그렇게 산책하는 내내 수많은 신기한 물건들이 지나쳐 갔지만
손에서 꼭 쥔채 집까지 들고 왔다.
그래서 난 그 콘크리트 조각에 이름을 붙였다.
아우웅이라고.
언젠가 아들이 말을 하게 되고
길가에 채이는 수 많은 돌들을 마주할 때
그 돌멩이의 이름을, 그 추억을 기억할 진 모르겠다.
하지만 언젠가 너무나도 거대한 바위에서
잘게 부서지고 깨지며 모래와 섞여 콘크리트란 이름에 갇힌
그 돌멩이에게 아우웅이란 이름을 선사해 준
그 작은 세세한 호기심이 내게는 값진 보물로
내 책상 위에 놓였기에
이 짧은 글로 그 추억을 남긴다.
아우웅과 처음 만날 날,
아들이 돌멩이에게 이름을 선물한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