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구입한 지 10년이 되었다.
내 손에 익은
무겁고 투박한 노트북.
몇 차례 바꿀 기회도 있었고
새로 노트북을 구입하기도 했지만
내 손에 맞지 않아 중고로 팔고
다시 이 노트북으로 돌아왔다.
이제는 아답터가 없으면 켜지지도 않고
장시간 작업을 하면 눈이 침침해지는
모니터 불빛에
교체를 해야할까 고민은 되지만
여전히 내 손가락은 이 노트북 위에서만
작업이 가능하다.
용량도 부족하고
속도도 느리기만 한데
도저히 바꿀 수 없는
무언의 情
어쩌면 내가 나이 들어감에
그의 연식을 이해하고
그 안에 들은 내 추억을 함께
공유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아직 그에게
털어놓을 이야기가 많기에
난 오늘도 그를 통해
글자 하나하나를 옮긴다.
나의 이야기를
그를 통해서.
10년 된 내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