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글적긁적
연말이 왔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정리할 것을 찾는다.
내 방 곳곳에 쓰다만 메모들
저장이 왜 되었는지 기억 안나는 전화번호들
그리고 퇴고하려고 날짜를 적어두었던 원고들까지
12월 31일 하루를 남겨둔 채
내 방에서, 내 핸드폰에서 조용히 눈치만 살핀다.
매년 난 이 정리라는 녀석과 신경전을 벌인다.
버리기엔 아까운 메모들
지우려니까 혹시 나중에 서운해하지 않을까 하는 사람들
그리고 퇴고 원고들
결과적으로 일 년을 미루는 대신 하루를 미루는 것으로
전격 합의를 한다.
'전격 합의'란 말이 요즘 트렌드라는 가정하에.
가슴에 쌓였던 정리라는 응어리, 한 결 가벼워진다.
내일부터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