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글적긁적
나는 보기와 다르게 조용한 게 좋다.
사무실에서 하루 종일 전화에 시달려서 그럴 수도 있고
한 번에 여러 가지에 집중할 수 없는 부족한 집중력 때문일수도 있다.
그렇다고 예민하게 조용함을 추구하진 않는다.
그냥 혼자 있을 때만이라도 조용하면 그걸로 만족한다.
그런 우리 아파트 엘레베이터에 영상광고게시판이 생겼다.
출근 할 때나 퇴근 할 때 엘리베이터에서 아무 생각 없이 멍한게 참 좋았는데
이제는 엘리베이터에 타면 자연스레 시선이 간다.
누가 그랬다.
내가 아는 은밀한 장소를 다른 이가 알게 되었을 때 서운하고 아쉽다고.
어쩌면 잠깐이지만 혼자 타는 엘리베이터가 내게 그런 공간이었는지 모르겠다.
영상광고 덕에 엘리베이터는 활기차졌고 난 혼자 서글퍼졌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편하고 좋았던 친구가 변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