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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부자 Feb 03. 2022

싸움

어제 아내와 작은 다툼이 있었다.


아이들이 앞에 있었는데 화를 참지 못했다.



아내는 내게 화에 대한 이유를 계속 물었고 난 답하지 않았다.


답할 이유가 없다 생각했고 추궁하는 게 싫었다.


우린 20여분간을 묻지마와 답을 들어야한다는 얘기만 계속했다.


아이들은 노출된 상태로 놀고 있었다.


뭐하는 짓인지. 



동규가 배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나무조각으로 배 모양을 만들며 아내의 얘기를 들었다.


동규는 여러 차례 배 모양을 이렇게 저렇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두 가지의 음성이 교차되며 머릿 속을 어지럽혔지만 한 가지는 명확했다.


더 이상 화를 내지 말아야겠다. 



동규의 배가 완성될 즈음 나경이가 동규의 배를 발로 찼다.


동규는 "나경아 그러면 안돼."라고 말했고 아빠 우리 다시 만들자고 했다. 


이번에는 아까보다 조금 느린 속도로 만들어졌다.


마음도 조금 내려왔다.


아내의 말이 조금씩 들려왔고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는 하던 말을 멈추고 내 얘기를 듣고 싶다고 했다.


난 말해봤자 소용없는데 왜 얘기를 해야하냐고 되물었고 자기가 잘못했다면 알아야 고치지 않겠냐고 말했다. 


몇 번이나 얘기했는데란 말이 목구멍 앞까지 나왔지만 오늘 상황에 대해서만 말을 했다.


그랬구나. 


아내는 앞서 자기가 했던 행동때문에 당신이 화가 난 것에 대해 이해한다고 했다.


미안하다고도 했다.



화가 툭 하고 풀렸다.


뭐야?


우린 서로 고생했다고 말했고 잠시나마 상처 준 것에 대해 사과했다.


아내는 아내대로


나는 나대로


우리 또 서로에 대해서 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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