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회사 운영을 위해 땅을 매입했다.
허름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창고가 있는.
처음 하는 땅 구입이기에 중개사의 말만 믿고 땅을 계약, 다만 이곳의 땅 주인은 형이었고 그 땅에 딸린 작은 쓰러져가는 건물에는 두 가족이 살고 있었다.
매도인의 형제들...
큰돈을 쓸 일이 있어 땅을 판다는 큰 형과 그 집에서 살다가 쫓겨나가게 된 동생분들.
사정이 딱하여 창고 1동과 주택을 2년 동안 무상으로 사용하게 해 드리고 계약을 맺었다.
나가실 집을 구하실 때 까지라는 전제로.
2년이 거의 다 되었고 회사 입장에서도 요즘 운영이 힘들다 보니 임대를 내놓기로 결정을 내렸다.
땅 근처 부동산 중개업자가 와서 임대를 놓기 위한 확인 중에 전기가 끊어져 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래서 당시 거래 계약을 했던 중개사에게 연락을 해서 이거 전기가 없는데 매도인에게 얘기해야 하지 않냐고 연락을 드렸더니 대뜸 매수인 책임이고 매수인이 해야 한다고 한다.
뭐지? 싶어 전화로 확인차 전화했는데 역시나 내 잘못이라며 계약이 끝난 지가 언젠데 이제 와서 얘기하냐며 짜증과 윽박? 비슷하게 해댄다.
여기서 더 화나는 건 내가 잘 모른다는 걸 전제로 말하는 그 태도였다.
앞서 다른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도 전기가 2015년, 한전에 확인 결과 그런데 계약상에 20W의 전기가 있다고 명시하고 계약했다고 하면 중개업소도 잘못이고 매도인도 잘못이라고 했다.
난 계약을 2021년에 했다.
매도인이 속인 것인지 중개업자가 속인 것인지 사실 관계는 모른다.
다만 계약상에는 그렇게 쓰여 있었고 화성시청 민원담당자에게서 확인을 받았다.
또 친한 변호사 지인께도 여쭤봤더니 이로 인해 임대 계약이 깨졌을 경우 이에 대해 민사 소송이 가능하다고 하셨다. 역시나 변호사.
결과적으론 난 잘못한 게 없는데 혼난 격이 됐다. 뭐지?
상식적으로 처음부터 잘못된 사항이라면 중개사가 전기설비 확인을 안 하고 계약서 상에도 매도 설명서 안에도 전기가 설치되어 있다는 확인 사인을 하지 않았어야 했다.
그런데 해놨으면 자기가 먼저 잘못인지 해서 죄송하고 어쨌든 관련 설비가 설치될 수 있게 도와주겠다,라고 할 줄 알았다.
더욱이 계약이 끝났다면 난 무상으로 1년의 창고 사용과 2년 간의 주택 사용을 여전히 계약사항이랍시고 수행하고 있고 앞서 창고 1동에 대한 임대 요청이 와서 중개업자에게 물어봤을 때 역시 계약사항을 지켜야 한다고 했던 게 기억이 났다.
중개 사고가 나자 중개업자는 말을 바꾸었고 계약서 내용 꼼꼼히 안 본 내 탓만 해댔다.
결과적으로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용기가 없는 치졸한 두 인간이었다.
남자 중개사, 여자 중개사 둘 다...
난 무척 화가 났고 차분해지지 않았다.
지인 중개사 분을 통해 이런 경우 다음 스텝이 무언지 물어봤고 민원을 넣으면 된다고 했다.
처음부터 국민신문고를 할까 하다가 전화상으로 화성시청에 민원 상담을 요청했고 그 담당자분이 내 상황을 오랜 시간 들어주고 나서 다소 화는 가라앉았다.
난 일이 우선이지 내 감정 때문에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을 못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음 단계인 매도인에게 요청 안내는 드린 걸로 일단락은 했지만 중개업자는 사과는 없었고 매도인 연락처만 문자로 보내왔다.
이후에도 오전 내내 내 잘못이 아닌 일로 스트레스받은 것도 화나는데 이걸 또 민원을 넣어서 혼내주라는 지인 중개사의 말에 나 자신에게 스트레스가 될 것 같아 우선 매도인에게 관련 사항에 대해 문자로 안내를 드렸다. 아직 답변은 안 왔지만.
퇴근하는 길에 코인 노래방에 가서 스트레스를 푼답시고 노래를 부르고 친한 형님들에게 오늘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하며 수다를 떨며 스트레스가 풀린 것 같다 고맙다 했지만 여전히 가슴 한편에서는 무척 화가 났나 보다.
밤에 술을 마시고 자려고 하는데도 계속 분해서 잠이 안 왔다.
아마도 분한 이유는 그가, 그녀가 나를 어리다고 어리숙하다고 만만하게 봤다는 것에서 자존심이 무척 상했던 것 같다.
그리고 민원을 넣어도 그렇게 실효적인 처벌도 이루어지지 않는 것도.
글을 쓰면 조금 괜찮아질까 싶어 오랜만에 글을 써보니... 후우.
불교 교리 중에 업을 쌓으면 본인부터 후대까지 힘든 삶을 살고 덕을 쌓으면 본인부터 본인의 후대까지 행복해질 테니...라는 말로 마음을 다스려야겠다.
정말 배움에 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