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 이사를 했다.
여러가지 일과 문제가 꼭 지금 사는 집의 문제마냥 모든 걸 떠넘겼고 그래서 과감하게 이사를 결정했다.
이사는 순식간에 이루어졌고 너무 급하게 추진한 나머지 버려야 할 물건들까지 모조리 포장되어 예상보다 더 비싼 금액으로 이사비용을 지불했다.
게다가 월세 계약기간 내에 이사를 가면 되는데 처음 부동산에서 설명 들은 일수계산이 새로 입주할 사람이 아닌 나로 이해하는 바람에 집을 3주 가까이 비우면서 월세는 고스란히 내게 된 촌극이 벌어졌다.
통화 녹음을 복기한 결과 부동산 설명이 틀리긴 했지만 누굴 탓하리오, 이미 업질러진 물을.
어찌됐든 월요일 아침 아이들 등원을 하고 이사를 시작했다.
헐레벌떡 이삿짐을 다 챙기고 회사 트럭까지 공수해서 남은 잔짐까지 실고 가다 어이쿠, 차 사고까지 났다.
처음엔 정말 재수가 없구나라고 생각하며 자책하다 지인들과 통화를 하면서 다들 격려와 위로를 해주었다.
그리고 액땜 제대로 해서 좋은 일이 있을거란 희망도 넌지시 건네주었다.
생각해보니 사람이 타지 않은 차를 받은 것도 다행이고 이사갈 집에서 나쁜 기분은 다 정리하고 끝냈으니 이 또한 다행이었다.
그래 다행이다.
아무도 다치지 않고 수업료를 비싸게 지불했지만 하나, 아니 두 개 이상을 배웠으니 말이다.
월요일은 정말 피곤했지만 장모님이 고생했다며 만들어주신 맛난 제육볶음과 시원한 맥주 한 잔으로 하루의 피로를 지우고 일찍 잠이 들었다.
아이들이 잠들기도 전에.
그리고 다음날, 원래는 월요일에 면접 보기로 했다가 어제 내 개인적인 사고로 인해 부득이하게 화요일에 만나게 된 친구.
면접을 보면서 어제 그렇게 운수 좋은 날이었던게 이 친구를 만나려고 했나보다 싶었다.
앞서 면접을 본 분들도 좋았지만 이 친구는 우리회사에 꼭 필요한 인재였다.
나는 처음부터 문제될 수 있는 것들을 일일이 설명하고 확인했고 그 친구도 관련 사항에 대해서 이해하고 조건에 맞는다며 입사를 결정, 어제부터 출근을 했다.
겨우 하루를 출근했는데 이미 경력자다운 포스.
크흐.
월요일은 최악이었지만 금요일은 최고인 오늘.
인생, 참 재미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