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적긁적
여행을 가면 그 나라의 대표 음식을 먹는다.
그게 여행의 묘미요, 재미다.
하지만 아이의 출산 후 해외여행은 물론 국내여행은 어려워졌고
우린 다른 방법으로 그 여행의 대리만족을 찾아야 했다.
오늘은 오전 내내 비가 내리고 오후에 습한 기운이 올라왔다.
움직이면 꿉꿉하다 할 정도로 축축 했다.
이런 날은 뭘 먹는 게 좋을까?
집으로 가는 길,
백화점이 눈에 띄었다.
그곳에서 보이는 형형색색의 먹거리들.
하지만 내 눈에 유독 띈 세 글자.
"필리핀."
한 번도 가보진 않았지만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은 느낌에
바나나 두 광주리를 단 돈 9,900원에 들고 나왔다.
집에 와 샤워를 하고 저녁 대신 바나나를 먹었다.
맥주 한 모금, 바나나 한 입.
정말 쉽게도 필리핀의 한 호텔에 있는 상황극이 펼쳐졌다.
아이가 깨기 전까지.
짧지만 즐거웠던 시간을 뒤로한 채
아이의 분유병을 닦으며 내일의 날씨를 검색해본다.
내일 저녁은 어느 나라로 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