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가족들과 함께 칠보산자유학교 전교생이 함께하는 모꼬지에 참석했다.
며칠 전부터 들뜬 동규와 나경이, 그리고 여러 일정과 업무에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아내까지 힘든 몸을 이끌고 함께 참여했다.
다행스럽게도 수련원에 와서 아내의 컨디션도 한결 좋아졌고 아이들은 마냥 신났다.
오후부터 밤까지 알찬 프로그램으로 모든 전교생이 하하호호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그중에 6학년 졸업생들의 마지막 모꼬지에 대한 소회를 말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무척 감명 깊었다.
우리가 바라보는 방향이 아이들을 향해 있어 지금 우리가 함께 한다고 했다.
그런 나는 과연 동규에게 어떤 모습으로 어떤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가? 나는 과연 모범이 되고 있는가?
또 10년 후에 나와 동규는 어떤 모습으로 함께 하고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13년 동안 세 아이를 학교를 보낸 아마는 아이를 믿어주면 된다는 말로 그리고 마지막 모꼬지가 아쉽다는 말로 소회를 밝히며 인사를 마쳤다.
다음 날 아침, 나경이와 같이 음식 배식을 받았다.
단체급식에서나 받는 뷔페식으로 자기가 먹을 만큼 식판에 담아 의자에 앉는 방식.
나경이가 먹을 만큼 덜어주고 걷고 있는데 갑자기 나경이가 뒤에서 울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야?"
식판을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무거워."
갑작스럽게 울음을 터트리는 나경이를 안아서 얼래주었다.
그 조막만 한 손으로 식판을 들고 오는데 그 무게를 가늠하지 못한 채 나를 따라나섰지만 앉을 거리가 멀자 힘들었던 것 같다.
놀라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나경이의 무게에 대한 이해를 하지 못했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아이들이 누구나처럼 말을 하고 움직일 수 있지만 어른과 아이가 마주하는 "무게"가 "다르다."
한참을 나경이를 안아달레고 서야 우린 맛있게 밥을 먹었다.
그리고 아이들 모두가 스스로 보물을 찾아 맛있는 간식을 한 꾸러미씩 손에 쥐고 즐겁게 헤어졌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두 아이와 아내는 거짓말처럼 출발과 동시에 곤하게 잠이 들었고 난 아이가 성장하듯 어른도 성장한다는 말을 더 이상 믿어 의심치 않으며 기분 좋게 집으로 향했다.
또 하나, 아니 두 개를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