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적긁적
누군가의 정치를 위해
누군가의 권력을 위해
한낱 한시 두 가족 간에 총성이 오고 갔다.
총은 무섭게도
한 사람이 여러 명을
정치의 폭력처럼
죽음으로 몰아갔다.
총은 단말마의 비명으로
산천에 흩어졌고
애꿎은 죽음은 소나기처럼
온 국토에 쏟아졌다.
모든 이의 슬픔이
애도가 되기도 전
정치로 색을 씌워
그 날을 기리기 시작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한 현충일.
색으로 서로를 나누지 아니할 때
비로소 나라를 위한 그 날로서
모든 이들을 위로할 수 있지 않을까.
역사의 그 날,
무고한 생명을 받친 순국영령들을 위해
남과 북이 하나의 마음으로
모든 이를 애도하는 그 날이 되길 간절히 바래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