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적긁적
새로운 길이 생겼다.
자동차는 달리고 있지만 내비게이션에는 표시되지 않는 길.
없는 길을 달리기에 당황할 듯도 하지만 2010년 이후,
업데이트를 하지 않고 있다는 걸 아는지 별다른 미동이 없다.
지도 위에 GPS 점만 뚝뚝 찍으면 달릴 뿐.
아주 오래전에 달렸던 길을 만나면 반갑다.
2001년 여름, 2010 여수엑스포 성공 개최를 위해 걸었던 1번 국도.
2004년 여름, 자전거 국토 순례를 하겠다고 갔던 317번 국도.
2012년 여름, 학창 시절 아버지와의 추억을 되새긴다며 갔던 강화대교.
그 길을 달리며 옛 추억을 잠시 만난다.
그리고 그 길 위에 오늘의 추억을 덮는다.
내비게이션 지도 위엔 여전히 아무것도 없지만 내 마음에 추억을 선명하게 찍히는 그 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