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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부자 Jun 10. 2018

장래희망

글적긁적

늘 우리들은 아이들을 보면 꿈을 묻는다.

그리고 학교에 진학하면 장래희망을 묻는다.

돌아오는 답변은 연예인이나 과학자, 그리고 의사 순이다.

근데 이게 학년에 따라 다른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그 이유가 뭘까하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다년간 조카들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드디어 내가 아빠가 된 이후 그 장래희망의 연결고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연예인은 누구나 알다시피 텔레비전의 영향이 크다.

방송 프로그램에서 화려하게 조명받는 연예인,

더욱이 돈도 많이 벌 수 있기에 아이가 관심받고 싶어 하는 욕구와 부모님의 욕심의 합작품이 아닐까 싶다.


두 번째로 과학자는 놀이 교구의 영향이 큰 것 같다.

큰누나네 조카의 경우 어릴 적부터 블록 쌓기 놀이와 과학상자 같은 장난감을 사주었고

이후 방과 후 수업에서도 나라면 절대 만들지 못할 로봇 등을 만들었다.

또한 드론과 같은 고차원적인 로봇들이 실생활에서 놀이기구가 되다 보니 한동안 멀어졌던 과학자란 장래희망이 돌아온 것 같다.


끝으로 의사이다.

의사는 앞서 장래희망의 유추 근거와 달리 가장 과학적인 추론이 가능했다.

불과 몇 년 전부터 아빠들의 육아 활동이 많아졌다.

그 덕분에 아이들은 아빠와 여러 놀이를 하며 추억을 쌓는다.

다만 아이들과 놀아주는 방법을 모르는 아빠들에게 가장 좋은 놀이는 병원놀이. 

아빠는 환자, 아이는 의사가 된다.

아픈 아빠는 골골대며 잠에 빠지고 의사는 그런 아빠를 치료하기 위해 갖은 방법을 다 쓴다.

청진기를 몸에 대보고 주사를 놓고 몸 이곳 저것을 만진다.

생각보다 꽤 오랜 시간 진행되는 이 병원놀이에서 아이는 진지하게 환자를 마주한다. 

환자 역시 진지하게 몸이 아픈(피로한) 환자의 역할을 완벽하게 구현한다. 

그리고 30분 후 환자는 거짓말처럼(개운하게) 자리에서 툭툭 일어난다.

의사였던 아이도 환자도 모두가 만족하는 이 놀이는 훗날 처음 쓰는 장래희망의 단골로서 쓰인다.

의사. 

병원에서만 아픈 사람을 치료해주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서도 치료해주는 고마운 존재.


오늘은 일요일이다.

나 역시 아들에게 의사라는 직업체험을 위해 쉽진 않겠지만 환자가 되어 보려 한다.

아내가 방해만 하지 않는다면. 

난 가정적인 아빠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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