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

고전은 정말 내게 도움이 되는가?

by 동동이잔다

학창 시절 추천 도서에 고전이 빠진 적이 있었다. 민음사에서 낸 근엄해 보이는 표지의 책말이다. 그때의 나는 긴 야자시간을 버틸 책으로 두꺼운 고전 책을 골랐던 것 같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대학교 도서관 일을 잠깐 돕게 되었는데 ‘추천 도서’에 실려 있는 고전은 땜빵이었다는 사실이다. 열 권 정도 뽑는다고 치면 심사숙고해서 여섯에서 일곱 권의 책이 골라진다. 그리고 나머지에 그냥 시기에 맞는 고전을 끼워 넣는 것이다. 이유는 고전이니까. 보장된 도서라는 것이었다.

카프카의 단편선이 내게 어떤 변화를 주었는가? 나는 백 년의 고독을 보고 역사적 사실을 깨달은 바가 있는가? 안나카레니나에 담겨 있는 페미니즘적 요소를 나는 과연 발견했는가? 나름 정독을 했다 자부하지만 뒤에 따라오는 배움의 요소는 찾아봄으로써 알게 되었다.

책은 전부를 드러내지 않는다. 은유와 비유. 그리고 담백한 문장 안에 작가의 의도와 세계가 담겨 있다. 단순 독자인 (해석을 업으로 삼지 않는) 내가 모든 것을 알아차리는 것에 대해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 알아도 책을 소화하기 쉬워진다.

국어 지문을 풀기 위해 책 읽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정답에 가까운 해석을 원한다. 노인과 바다를 읽은 그룹이 모여 책에 대한 얘기를 나눈다고 할 때, 어느 누가 “이 책은 인간의 의지와 자연의 무자비함을 대비시키는 책이야.” 또는 “산티아고가 꾼 꿈의 의미는...” 이렇게 말하겠는가. 그냥 가벼운 감상 정도만 나누던가 혹은 혹평과 호평에 대한 근거만 얘기할 것이다. 이렇듯 가볍게 접근해 보자는 소리를 하고 싶다.

하고 싶은 말을 정리하자면 가벼운 마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전은 정말 내게 도움이 되는가?

앞서 말했다시피 고전이라 불리는 책들은 보장이 된 책이다. 출판되어 나온 책들은 전부 좋은 책이다. 개중, 시대를 초월해 작품성과 가치가 인정되어 오는 책들을 고전이라고 본다. 그 작품성과 가치가 독자의 식견과 생각의 폭을 넓혀줄 수 있는 것이다. 네루다의 시를 보면서 머나먼 타국의 노동자의 아픔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며 정치인이자 시인이며 평화와 사랑의 심볼이 된 네루다에 대해 관심이 생겨 그의 나라에 대한 역사를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책을 읽는 것은 시작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어떻게 소화를 하고 내게 변화를 주었는 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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