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는 사람

여는 말

by 동동이잔다

바다에 가서 줄을 던지며 간절하게 바란다. 그리고 입질이 오면 그때부터 진승부가 펼쳐지는 것이다. 제발. 제발. 간절한 마음으로 줄이 끊기지 않기를 빌며 끌어올린다. 노력에 비해 결과가 별로일 수 있다. 노력에 비해 결과가 좋을 수도 있다. 허탕만 잔뜩 치고 돌아온 날에는 좋은 스팟을 물어보고 다닌다. 찌를 바꿔보기도 한다.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과 유사하다. 매번 도서관에 가서 책을 고른다. 처음부터 재밌는 책 고르기란 막에서 바늘 찾기와도 같아서 인내심을 가지고 완독을 해야 한다. 결말이 좋아서 좋은 책이 된 경우가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기껏 완독을 해도 취향에 맞지 않거나 원하던 주제의 책이 아닐 수도 있다.

내가 말한 방법은 좀 오래된 방법이다. 트렌디한 방법이 아니란 소리다. 요즘은 책 홍보가 잘 되어 있다. 독자를 위해 서평을 실어 책을 소개하고 시작한다. 혹은 이 달의 추천 책을 전지에 적어 벽에 붙여 놓기도 한다. 또, 서점마다 베스트셀러라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이미 주변인들은 인플루언서를 따라 책을 읽기 시작한다. 이게 요즘 책을 고르는 기준이 된다. 물론 “작가를 보고 읽어요.”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요.” “제목이 특이해서 고르게 되었어요.”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책을 편찬할 때, 표지를 신경 쓰며 제목에 신경을 쓴다. 원고의 목차를 수정해 최대한 독자의 편의를 생각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특히’라는 책은 그냥 취향에 맞는 책일 것이다. 더 노력하거나 덜 노력하는 사람이 없다. 모두가 고뇌하고 좋은 책을 쓰기 위해 노력한다.

본격적으로 도서관에 다니기 시작한 지 2년 정도 됐다. 그전에는 미리 필요한 책을 찾아서 대출을 받을 목적으로만 다녔다면 요즘은 꽤 오래 머무른다. 5시간 정도 있는다고 치면 체감상 4시간을 책 고르는 시간에 쓰는 듯하다. 막무가내로 책을 꺼내보면 유명하지 않는 책이 없을 것이다. (모든 책들이 극찬을 받았으며 전문성이 입증되었고 처음 들어 보는 상을 수상했다고 나와 있다.) 책꽂이 맨 아래 칸 구석에 있는 책도 그러하다. 내가 도서관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다.

이제 내겐 유명하거나 상을 받았다고 하는 책은 무의미해졌다. 남이 좋다고 하는 책은 그들에게 좋은 책이겠지만 내게는 아닐 수 있다. ‘좋은 책’은 스스로 찾아 나서는 방법밖에 없다.

좋은 책을 정의하는 수많은 가짓수 중, 난 딱 두 가지만 따진다. 첫 번째, 내면의 변화를 주었는가. 두 번째, 취향에 들어맞는가. 두 가지 조건에 부합하는 ‘좋은 책’을 찾아내기 위해 매 번 도서관으로 향하는 것이다.


이 글을 발행하는 나조차도 이렇다 할 좋은 책을 많이 발견하지 못했다. 이 글을 읽는 독자와 함께 좋은 책을 찾기를 소망하며 발행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