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을 파악하자!
내게 좋은 책이란 내면의 변화가 일어났는가. 그리고 그 책이 내 취향에 들어맞았는가이다. 사실 취향에 맞는 책이 선행 조건이다. 그래야 읽었을 때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이 내게 변화를 일으키기 좋은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다수의 사람에게 있어서 통용되는 말일 것이다. 취향이 맞아야 쉽게 책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 즉, 좋고 나쁨을 판가름할 수 있다. ‘좋은 책’이라는 것은 정말 지극히 주관적인 기준에서 정해져야 하며, 여러 매체에서 혹은 저명한 문학지에서 상을 받았다고 나에게도 좋은 책이 될 거란 보장은 없다. 정말 순전히 자기의 힘으로 찾아 나서는 수밖에 없다. 이제 스스로에게 좋은 책을 찾는 방법을 얘기해보고자 한다.
극작과 2년, 문창과 2년을 다니면서 항상 책을 달고 살았던 것 같다. 평균적으로 매주 두 권의 책을 읽었어야 했다. 시집과 고전. (단편 소설도 있지마는 책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에 제외했다.) 그렇게 읽어대면서 인문학적 소양을 쌓았냐 물으신다면 당당하게 ‘아니요’라는 답을 할 수 있겠다. 내용을 대충 넘겼거나 장르에 흥미가 없었던 것이 아니다. 그저 공부를 이유로 의무감을 가지고 읽었기 때문이다. 인문학적 소양은 차치하고 글 구조나 영감이 되는 문장을 찾기 바빴다. 오히려 학업을 위한 책 읽기는 내 것이 되기 힘들었다. 그 작품이 내게 어떠한 영향을 끼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 줄로 정리하자면 억지 책 읽기는 금물이란 소리다. 자세히 말하자면 책을 읽어야 한다는 강박으로 억지로 책을 읽기 시작하면 그건 그냥 그 책을 읽은 사람이 된다. 줄거리야 말할 수 있겠지마는 감상을 제대로 말하기 힘들 것이다. 결과적으로 인풋은 있겠지마는 깊은 울림을 주지 못한다. 책을 읽는 이유가 무엇인가? 나 같은 경우는 책을 완독 하면서 느끼는 감상 때문에 계속 읽게 된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서 감상이 들지 않는다면 흥미를 읽고 말 것이다. 이 지점이 중요하다.
그래서 좋은 책을 찾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역설적이게도 마구잡이로 책을 읽어대는 수밖에 없다. 앞의 내용과 다소 상충되는 내용이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자기 취향에 맞는 책을 찾으려면 취향을 알아야 하는 법이다. 한 가지 주제를 집요하게 패는 책을 좋아하는지 주제가 광범위하지만 가볍게 다루고 있는 책을 좋아하는지. 혹은 저자의 농담이 본인과 잘 들어맞는지. 그 농담이 오히려 가독성을 해치는지. 이 또한 본인이 판단할 일이다. 물론 객관적으로 가독성이 있거나 잘 쓰여 있는 책이 존재한다. 하지만 지금은 객관적인 판단이 아닌 주관적인 판단을 할 때다. 본인의 취향을 먼저 찾아야 한다. 그렇게 한 권 두 권 읽다 보면 어느새 취향을 찾게 될 것이다. 놀랍게도 이쯤 되면 제목만 보고 자기 취향에 맞는 책을 고를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정말이다. 학업을 위해서였지만 어느 정도 읽은 책의 양이 되다 보니 취향을 알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교수님은 취향 찾으라고 책을 읽어오라 하지 않으셨겠지만...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요즘은 AI가 알고리즘을 분석해 책을 골라주기도 한다고 한다. 쇼핑 목록도 숏폼 영상도 뉴스 기사, 유튜브 목록도 전부 알고리즘이다. 한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90%가 넘어가는 시점에서 책 고르기 하나만은 스스로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불편하더라도 본인의 감을 스스로 키워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