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자 시작되었다!

위기가 기회다!

by 세둥맘

코로나 19로 모든 일상이 마비되었다. 나의 모든 취미생활부터 시작해 직장도 갈 수 없어 재택근무를 하는 상황이다. 집콕 생활이 시작되었다.


코로나 이전의 나의 생활은 퇴근 후가 더 바쁜 일상이었다. 월요일에는 지역문화센터에서 하는 민화를 배우러 다녔다. 화요일에는 교사합창단의 단원으로서 매주 일회 있는 연습을 하러 갔다. 목요일에는 성당의 성가대 연습을 빠짐없이 다녔다. 일요일에는 아침 9시부터 시작되는 성가대 연습을 시작으로 11시 미사 성가대 봉사가 끝나면 12시가 넘어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 아무런 일정이 없는 수요일과 금요일에는 필라테스를 했다. 매주가 빡빡하게 짜인 타이트한 일상이었다. 퇴근 후 집으로 곧장 가는 날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코로나로 나의 모든 일상이 올 스톱되었다. 합창은 비말이 가장 많이 튀는 코로나 시대의 일 순위 금지 대상이었다. 모든 지역센터의 수강 프로그램이 문을 닫았다. 성가대는 말할 것도 없고 성당에서 미사도 드릴 수 없게 되었다. 비말이 튀는 실내 운동은 할 수 없어 필라테스장은 아예 문을 닫았다. 도대체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 거지? 거의 패닉 상태였다.


퇴근 후면 바로 집으로 향해야 했다. 취미생활뿐만 아니라 모든 회의도 취소되거나 원격으로 하고 친구나 지인을 만날 수조차 없는 날들이 계속 이어졌다. 코로나 우울증이 왔다. 마스크를 끼고 있으니 화장을 할 필요도 없고 해도 금방 지워지기 일쑤였다. 마스크를 끼고 아무리 예쁜 옷을 입어도 별로 테가 나지도 않았다. 점점 말수가 줄어들었고 웃는 일이 거의 없어졌으며 화장도 잘 안 하게 되었고 옷도 아무렇게나 편한 것만 입게 되었다. 그러면서 점점 더 내 마음은 우울해져 갔다. 삶에 낙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글이 너무 쓰고 싶어 졌다. 인터넷에 무작정 검색을 해보았다. '글쓰기'. 글쓰기 동호회가 검색되었다. 바로 가입을 하고 그 날부터 매일 글쓰기를 시작했다. 그때부터 매일 한편씩 글을 쓰게 되었다. 글을 쓰면서 나의 마음과 생각을 되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글을 쓰면서 나의 가슴 한편에 꼭꼭 감춰두었던 고통을 꺼내어 직면할 수 있었다. 글쓰기는 나에게 성찰과 치유라는 큰 선물을 안겨주었다.


글을 쓰면서 조금 더 잘 쓰기 위해 수필집을 찾아 읽게 되었다. 한 권 한 권 책을 읽어가면서 책들이 연결고리가 되어 독서의 스펙트럼이 자꾸 넓어지기 시작했다. 글을 쓰다 보니 자꾸 욕심이 생겼다. 조금 더 잘 쓰고 더 감동을 주는 글을 쓰고 싶었다. 교육복지센터에서 하는 글쓰기 강좌를 우연히 공문에서 보게 되었다. 바로 신청을 해서 듣고 있다. 확실히 혼자서 고민하고 씨름하는 것보다는 다양하고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나는 글쓰기라는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게 되었다. 위기가 기회였던 것이다. 글을 쓰면서 왜 젊었을 때부터 글을 쓰지 않았는지 후회가 되는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미국에서의 생활, 아이를 키우면서 힘들었던 일, 여행을 하면서 겪었던 많은 일들! 지금 생각해보면 보석같이 빛나는 글감들을 다 놓쳐버린 것이 너무 후회가 된다. 일찍부터 글쓰기에 눈을 뜬 젊은 작가들이 부럽기만 하다.


그러나 괜찮다. 돈키호테를 쓴 작가 세르반테스도 오십이 넘어서 그런 대작을 쓸 수 있었다고 한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나의 삶의 모든 순간들이 녹아들어 더욱 원숙되고 울림이 있는 글을 쓸 수 있을지도 모른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것이다. 오늘이 나의 가장 젊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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