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게 살기

by 세둥맘

오늘도 쉬는 날이라 어김 없이 정리하고 버리기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책꽂이 한 구석에서 몇 년씩 빛이 바래가던 파일을 싹 다 정리하고 버렸다. 오늘이 마침 또 감사하게도 분리수거날이다. 파일을 버릴 때는 손이 조금 가는 편이다. 파일 속의 종이와 비닐을 분리해서 버려야하기 때문이다. 기분 같아서는 통째로 시원하게 버렸으면 좋겠지만... 문화시민으로써(?) 그럴 수는 없다. 때묻은 면장갑을 끼고 파일과 종이 내용물을 하나하나 분리했다. 내가 몇 년 전에 애지중지하면서 모았던 연구 결과물과 각종 계획서 등이었다. 감회가 새로웠다. 또 큰 딸이 스크랩해두었던 각종 영어 과제물을 또 하나하나 종이와 비닐을 분리해서 버렸다. 그리곤 딸들과 함께 일주일 동안 쌓인 재활용품과 또 오늘 정리한 파일과 종이들을 다 버리고 순둥이와 산책을 하니 기분이 엄청 상쾌해졌다.


버려야만 그 빈자리에 새로운 것이 채워진다고!! 산책을 하면서 이제까지 접어왔던 책쓰기에 대해 한번 해볼까?하는 희망이 쏟아났다. 참 신기한 일이다. 거의 이년동안을 연구해온 것인데 내가 갑자기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나고 아픈 바람에 접어 두었던 것들!! 그리고는 애써 외면하고 지냈었는데 오늘 연구 파일을 정리하면서 새록새록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은 욕망이 꿈틀거림을 느꼈다. 이게 도대체 얼마만인가?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아니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우울증에 빠져 흐물거리던 내가 아닌가? 이렇게 새로운 힘이 샘쏫는 이유는 뭐지?


아하! 오늘 집콕하면서 레스토랑 분위기를 내고 싶어 막내를 꼬셔 같이 마트에 가서 크림스파게티 소스랑 스파게트 면을 사가지고 왔다. 그리고는 둘째를 요리보조사 삼아 맛있는 크림스파게티를 만들었다. 그리고 냉장고에 있던 샐러드와 냉동실에 굴러다니던 닭가슴살을 찢어 일류 레스토랑급 닭가슴살 샐러드를 만들었다. 그리고 내가 어제 산책길에 싼 맛에 왕창 사서는 팔이 빠져라 들고 온 딸기와 바나나를 우유와 함께 갈아 딸바쥬스도 함께 곁들였다. 이것은 막내가 맡아서 했다. 그리고는 둘째와 막내 그리고 나 셋이 식탁에 둘러앉아 감탄을 하면서 흡입을 했다. '아 정말 맛있어!'감탄사를 연발하면서 말이다.


이렇게 먹고 싶었던 맛있는 음식을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먹고 책꽂이에서 묵혀가고 있던 서류철까지 정리하고 나니 힘이 쏟는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은 힘이! 단순하게 사는 힘이 이런 거구나! 맛난거 먹고 비우고 사니 희망이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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