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왼쪽 팔이 아팠다. 팔의 힘줄이 당기면서 움직일 때마다 아팠다. 자고 일어났더니 퉁퉁 부어 있다. 마치 아기 속살같이 하얗게 부어 올라서 예쁘기는 했다. 왼쪽 팔은 수술할 때 임파선을 많이 떼냈기 때문에 무거운 것을 들면 안 된다고 의사 선생님이 신신당부했다. 이제 수술한 지 오 년이 다 되어가면서 슬슬 농땡이가 치고 싶나 보다. 에이, 오년 동안 괜찮았는데 뭘! 까짓껏 이 정도쯤이야 괜찮겠지! 자꾸 이런 마음들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시장 다녀오면서 무거운 장바구니도 번쩍 들고, 책이 잔뜩 든 에코백도 몇 번 들고 다닌 기억이 난다. 무거운 거실 탁자를 왼손으로 밀었던 것도!
처음에는 운동 부족인가 싶어 스트레칭을 했다. 그랬더니 더 심하게 온 팔이 부어오는 것이었다. 인터넷을 검색했다. 우선 휴식을 취하고 잠을 잘 때 왼쪽 팔을 높게 해서 자는 것이 좋단다. 그러다 안되면 병원에 가서 의사의 처방을 받으라고 한다. 잠잘 때 길쭉 베개를 왼 팔 밑에 대고 잤다. 그리고 무리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웬만큼 무거운 것은 딸들을 불러 들도록 했다. 며칠 조심을 했더니 그나마 좀 괜찮아졌다.
오늘 공책을 뒤적이다 언제 썼는지도 모를 글을 하나 발견했다.
내 몸
나는 나에 대해 과연 얼마나 알고 있을까?
내 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하나도 모른다.
내가 먹는 음식과 내 몸 안의 장기들이 만들어낸 에너지로 화도 내고 웃기도 하고 온 세상을 휘젓고 다닌다.
나는 내 몸속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하나도 모른다.
그러면서 내 몸 밖의 일들에 대해 뭐든 알아내려고 안달이다.
나는 내 콩팥이 내뱉는 신음소리를,
내 몸속의 위가 음식물을 짓이기며 내는 소리를 하나도 듣지 못한다.
그들이 얼마나 고단한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내 혀끝의 만족을 위해 음식을 꾸역꾸역 먹는다.
나는 내 몸을 위해 무엇을 하는지?
나는 내 손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나는 내 발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나는 내 장기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내 몸이 신호를 보내기 전까지 나는 내 몸에게 너무 무심했다. 나의 정령을 담는 그릇인 내 몸을 너무 함부로 대했다. 그러면서 세상 밖 일에 너무 바빴다. 내 몸을 학대하면서 말이다.
부은 팔로 내 몸이 건네는 소리를 겨우 알아차렸다. 나를 아끼고 보살펴달라는 몸의 소리를! 온라인으로 하는 선무도를 신청해서 하고 있다.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선무도는 명상과 요가를 합쳐놓은 듯하다. 명상을 하면서 마음에 쉼표를 찍는다. 선무도 동작을 익히면서 몸 마디마디를 풀어준다. 따뜻하게 손을 비벼 내 몸의 좋은 기운을 담아 얼굴부터 팔, 배, 허리, 다리까지 쓸어준다. 아껴주께! 내 몸!
내 몸아! 너는 잘 있니? 너는 정말 안녕한 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