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도 반칙을 하는구나!

by 세둥맘

평상시와 다름없이 근무를 하고 있었다. 교장선생님과 함께 남자분 한분이 교무실로 들어오는 것이었다. 학교에 손님이 오셨나 보다 하고 맞이하려고 일어섰다. 손님의 얼굴을 가까이서 뵈니 한 십몇년 전 내가 모셨던 교감선생님이셨다. 순간 눈물이 팍 쏟아졌다.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음을 터뜨렸다.

"교감선생님! 왜 이렇게 늙으셨어요? 엉엉~~"

"너무 반가워요, 교감선생님! 보고 싶었어요, 엉엉~~"

우는 중간중간에 반가움의 멘트도 잊지 않고 날렸다.


교감선생님은 내가 어린아이처럼 우는 통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겸연쩍은 자세로 서계셨다.

"선생님이 알려준 아침편지는 내가 아직도 구독하고 있지!"

"그러세요? 엉엉, 감사해요, 엉엉"

손님을 세워둔 채 한 십 분 동안은 계속 어린아이처럼 울었던 것 같다. 이상하게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십몇 년 전 그때 그분은 교감선생님이셨고, 나는 연구부장이었다. 교과전담이었던 나는 수업이 끝나면 항상 교무실에서 교감선생님들과 같이 근무를 했다. 그때는 학교가 49 학급이라 복수교감이었다. 교감선생님 한 분은 나와 같은 학교를 나온 선배님이셨고, 오늘 뵌 교감선생님은 선배 교감선생님보다 서너 살 위이셨다. 그 두 분은 친 형제처럼 사이가 좋으셨다. 선배 교감선생님은 선배라 나를 이뻐해 주시는 게 뭐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선배 교감선생님보다 그 교감선생님은 유독 나를 더 아껴주셨다. 별로 예쁘지도 않은 나를 볼 때마다 예쁘다고 해주셨고, 하루에 한 가지씩 나에 대한 칭찬거리를 찾아 칭찬을 해주셨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던가! 나는 교감선생님의 칭찬에 중독되어 하루하루 미친 듯이 열심히 일했던 기억이 난다. 승진을 해서 그 학교를 떠나 다른 곳에서 근무하게 되었을 때 그 교감선생님의 칭찬이 한동안 그리웠다. 그리고는 계속 못 뵙고 지내온 세월이었다.


교감선생님은 독실한 크리스천이셨다. 모든 교직원들에게 친절하고 인자하셨다. 항상 웃으시고 너그러우셨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매일 아침 교문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사랑합니다!"하고 큰소리로 외치면서 90도 각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하셨다. 그래서 학부모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으셨던 걸로 기억난다. 그 일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빼먹지 않고 계속하셨다. 요즘은 혁신학교의 영향으로 따뜻한 아침맞이를 대부분의 학교가 실시하고 있지만 십 년도 전에는 참으로 생소하고 신기한 일이었다. 그분을 뵐 때마다 정말 하느님의 사랑을 그대로 실천하고 계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교감선생님은 몇 년 후 교장선생님이 되셨고 작년에 정년퇴임을 하셨다고 했다. 우리 학교 교장선생님과 친분이 있으셔서 학교를 찾아오셨단다. 학교 현황판을 봤더니 내 이름과 사진이 있길래 반가운 마음에 교무실로 한달음에 달려온 것이라고 하셨다. 내가 울음을 터뜨리는 통에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헤어졌다. 언젠가 같이 식사 한 번 하자는 말은 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너무 반가워도 눈물이 이렇게나 많이 나오는구나! 그때 새삼 깨달았다. 눈물은 슬플 때만 나오는 줄 알았다. 눈물도 반칙을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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