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뭐 보는데 그렇게 행복한 표정을 지어"
막내가 넷플릭스로 영화를 보고 있는 나를 보고 말을 걸어온다. '카모메 식당', 이 영화를 보는 내내 행복한 엄마 미소를 짓게 되었다. 별 기대를 하지 않고 본 영화였는데 오랜만에 힐링의 기분을 가져다준 따뜻한 영화였다.
음식을 소재로 하는 영화 중에는 유독 힐링 영화가 많은 듯하다. '리틀 포레스트'나 '심야식당' 같은 영화가 생각난다. '리틀 포레스트'는 주인공이 고향으로 돌아와 어렸을 때 먹던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서 새롭게 살아갈 힘을 얻게 된다는 내용의 줄거리이다. '심야식당'은 심야에만 문을 여는 작은 식당에 모이는 평범한 듯 하지만 독특한 손님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카모메 식당'도 핀란드에서 일본식 주먹밥을 주메뉴로 하는 작은 식당을 운영하면서 여주인공이 만나는 사람들과 그들과의 에피소드로 내용이 구성되어 있다. 핀란드를 소재로 하는 영화 중에서 '남과 여'가 생각난다. 핀란드는 사우나가 유명한 나라답게 사람들에게 편안함과 휴식의 아이콘으로 인식되는 곳인 듯하다. '카모메 식당'에 나오는 '미도리'도 아무 목적도 이유도 없이 그냥 지도에서 찍은 곳이 핀란드라서 그곳에 오게 되었다고 한다. 또 이십 년이 넘도록 병든 부모님을 돌보다 두 분 다 돌아가시자 드디어 자유의 몸으로 먼 길을 돌아 마사코가 도착한 곳도 핀란드였다.
이렇게 서로 다른 목적으로 핀란드에 도착한 이들을 어떠한 편견이나 거리낌 없이 다 받아주는 식당 주인 '사치에'! 그녀는 처음 만난 '미도리'를 단지 독수리오형제의 노래 가사를 다 알고 있다는 이유로 집으로 초대해서 식사를 대접하고 결국엔 식당까지 함께 운영한다. 이후에 짐을 다 잃어버리고 식당을 찾아오는 마사코도 있는 그대로 받아준다. 일본인뿐만 아니라 자신을 버리고 떠나간 남편 때문에 힘들어하는 핀란드 여인에게도 한없이 관대하게 대하면서 그녀를 보살펴준다.
주인공인 사치에는 단단한 내공을 가지고 있다. 핀란드에서 일본의 전통 주먹밥을 주메뉴로 일식 식당을 열었지만 한 달 동안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 이를 걱정한 '미도리'가 핀란드식 퓨전 주먹밥을 만들어볼 것을 제안하지만 다시 전통 주먹밥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손님이 없어서 걱정하는 '미도리'에게 사치에는 언젠가는 손님으로 식당이 가득 찰 거라는 확신의 말을 전한다. 어떠한 흔들림도 없었다.
결국에는 사치에의 말대로 식당은 손님으로 가득 차게 되어 바쁜 일상을 보내게 된다. 보는 내내 가슴이 따뜻해지는 영화였다. 고향의 맛을 찾듯 지나가다 들르고 싶은 동네 식당을 만들고자 했던 사치에의 꿈은 현실로 이루어지고 만다. 따뜻한 그녀의 마음이 음식에도 고스란히 담겼으리라!
한 때는 나의 꿈도 사치에처럼 작은 식당을 여는 것이었다. 몇 가지 안 되는 소박한 메뉴를 팔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소통하고 그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내 꿈이었다. 여주인공인 사치에를 통해 잠시나마 나의 꿈의 대리만족을 해보았다. 식당에서 음식과 함께 정성, 사랑, 따뜻함을 같이 파는 사람 냄새가 나는 그런 곳! 지금 당장 가보고 싶은 그런 식당! 카모메 식당에서 그런 곳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