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트롯의 열풍으로 채널을 돌리는데 마다 트로트 경연대회가 넘쳐난다. 트로트를 좋아하는 나는 채널을 돌려가면서 조금씩 특색이 다른 경연대회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TV조선에서 하는 미스 트롯은 여성들만의 경연이고 MBC에서 하는 트로트의 민족은 남녀노소 구별이 없다. 그래서 미스 트롯보다 출연진이 다양하고 퍼포먼스도 다채롭다. MBC 트로트의 민족은 이제 결승전을 남겨두고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TV조선의 미스 트롯은 이제 2회 방영으로 초반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트로트의 민족에서는 수천 명이 넘는 출연자 중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탑 4를 배출하였다. 미스 트롯에서는 현재 트로트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현역부를 대상으로 본선 진출자를 가리는 경연을 펼쳤다. 두 프로그램을 흥미 있게 관람하면서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하였다.
첫 번째로는 트로트 경연대회도 결국에는 자신과의 싸움인 멘털 싸움이라는 점이다. 트로트의 민족에서 열두 살밖에 안된 트로트 신동은 노래를 부르는 도중 계속 울음을 터뜨렸다. 우리들이 보기에는 트로트를 너무 맛깔나게 잘 부르는 것 같은데 자신이 연습한 것에 비해 잘 못했다고 생각이 드는지 눈물을 계속 흘렸다. 개인전에서는 눈물이 나와서 노래를 못 불러 다른 출연진들이 달래줘야 하는 상황까지 가고 말았다. 결국은 눈물을 참으면서 노래를 마쳤지만 끝부분에서는 또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너무 어린 나이에 성인들과 함께 큰 경연대회에 참가하면서 겪는 심적 스트레스를 견뎌내지 못하는 것이었다. 노래 실력과 끼는 어른들 뺨칠 정도였는데 너무 안타까웠다. 그런 큰 경연의 긴장과 스트레스를 어린이의 멘털이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이다. 미스터 트롯의 정동원도 같은 열두 살이었는데 그 막대한 경연의 압박감과 긴장, 스트레스를 견뎌내고 TOP 5에 든 걸 보면 참 장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어린 나이에 엄마와 헤어지고 할아버지와 살아오면서 일찍이 철이 들어버린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아플수록 성숙해진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
두 번째로는 프로근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트로트 경연대회에 나온 목적은 멋진 트로트 가수가 되어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는 가요를 부르는 것일 것이다. 그런데 간혹 출연자들 중에는 이런 본질을 간과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종종 있었다. 미스 트롯의 현역부의 출연진 중에는 자신의 수십 년 동안의 무명 가수 생활에 대한 한풀이로 시청자들과 심사위원들을 쇼킹하게 한 경우가 있었다. 잔잔하고 구슬픈 가요로 시작하다 갑자기 중간에 생뚱맞은 강력한 록 음악으로 춤을 추고 다시 슬픈 가요로 마무리하는 것이었다. 심사위원이 어울리지 않는 편곡의 이유를 묻자 오랜동안의 무명생활에 비해 자신이 살아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진정한 프로가 되려면 자신의 감정과 한은 다른 자아성찰의 시간을 통해서 다스리고 경연의 자리에서는 시청자를 어떻게 하면 즐겁게 하고 심사위원의 표를 많이 얻을 수 있을까에 보다 더 집중했어야 했다.
트로트의 민족에서도 항상 인터넷 인기투표에서 일위를 놓치지 않던 송민준 가수가 아쉽게도 탑 4에 들지 못하고 일점 차이로 떨어지고 말았다. 그 가수는 개인 경연 전에서 어머니 없이 아빠와 할머니 손에서 자란 한을 풀고자 나훈아의 '울 아버지'라는 곡을 불렀다. 그러나 자신이 부르고 싶은 곡보다는 대중들이 원하는 곡을 불렀다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중들은 냉정하다. 가수의 슬픈 개인사에는 별 관심이 없다.
타산지석이라고 트로트 경연대회를 보면서 나의 글쓰기 패턴도 돌아보게 된다. 나도 너무 내 감정에만 몰입해서 나의 한풀이의 도구로만 글쓰기를 생각하지는 않았는지? 프로 에세이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내가 쓰고 싶은 글보다는 독자가 읽고 싶어 하는 글을 써야 하는 것은 아닌지? 그러기 위해서 나는 나 자신의 멘털 관리는 잘하고 있는지? 내가 쓴 글에 혹여 나의 감정의 찌꺼기를 썩는 건 아닌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글을 쓰기 위해서 나는 나 자신의 감정들을 잘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