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대는 얇은 여름 티셔츠용과 두꺼운 티셔츠용 두 가지 종류가 있었다. 정리대에 옷들을 반듯하게 개켜서 올려놓았더니 생각보다 옷장 자리를 많이 차지하였다. 하는 수없이 안 입는 옷들을 추려내서 버리는 수밖에 없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장 정리를 하면서 옷들을 버리는데도 또 버릴 옷이 나온다. 이번에는 남편이 사다 준 기모 안감의 몸빼 바지를 버리기로 했다. 따뜻하고 편해서 한몇 년 동안 주야장천 입었던 옷이다. 아까워서 못 버리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과감하게 버리기로 했다. 짤막한 여름 청반바지와 수영복 겸용 분홍 반바지도 버리기로 했다. 여름에 나들이 갈 때 입으려고 매번 버리지 않았는데 몇 년 동안 거의 입을 일이 없었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짧은 반바지에 허연 다리를 내놓고 다니는 것도 좀 볼쌍사나워질 수도 있다. 이리저리 한 보따리의 옷들을 버리고 나머지 옷들을 잘 정리해서 옷장 안에 넣었다.
말끔하게 정리된 옷장 문을 열 때마다 행복의 엔도르핀이 샘솟았다. 정리하는 것이 좀 귀찮기는 하지만 이 맛에 정리를 하는 것이리라! 이렇게 옷을 정리하고 보니 좋은 점이 생겼다. 옷을 한눈에 다 볼 수 있으니 오늘은 요놈, 내일은 조놈, 다양하게 코디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바쁜 아침에 찾기가 힘들고 귀찮아 매번 입던 옷들만 입고 다녔었다. 주로 롱스커트에 엉덩이를 덮는 긴 폴라티 종류였다. 이제는 바지에 다양한 폴라티를 맷치해서 입고 다닌다. 그러다 보니 손이 안 가던 겨울 외투도 꺼내서 입게 된다. 항상 편하게 비슷한 옷만 입고 다니다가 이렇게 요것조것 바꿔 입고 다니는 재미도 괜찮다. 오늘은 십 년쯤 전에 사놓고 안 입던 흰색 목티에 정장 바지와 꽃무늬가 크게 그려진 겨울 숏재킷을 입고 출근을 했다. 롱스커트도 편하지만 확실히 바지가 편하긴 하다는 걸 새삼 느꼈다.
옷 정리를 하니 옷장을 열 때마다 기분이 좋고, 잊어버리고 안 입던 옷들도 찾아서 요리조리 코디해서 입을 수 있고 일석 이조의 기쁨이 찾아왔다. 그러다 보니 매달 습관처럼 하던 옷 쇼핑도 안 하게 되니 돈도 절약할 수 있게 되었다. 옷 정리의 이점이 한두 개가 아니다. 옷 정리를 하고 옷 부자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