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순둥이와 산책을 가다 보면 꼭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 항상 비슷한 시간대에 가다 보니 마주치는 사람들도 일정하다. 우선 쓰레기를 치우는 고마운 분들이다. 트럭을 개조한 쓰레기차에 청소요원 두 분이 매달려 달려가는 모습이 안쓰럽기만 하다. 얼마 전에는 쓰레기차 전용으로 청소요원 분들이 안전하게 서 갈 수 있도록 개조된 것도 보았다. 조금 안심이 되기는 했다.
그리고 거리를 청소하시는 청소부 아저씨다. 청소부 아저씨는 아침 일곱 시가 조금 넘어 어스름이 걷히면 나타나신다. 거리를 이리저리 바람처럼 날아다니면서 쓰레기를 치우신다. 두 개의 마대를 잡고 한 손에는 집게를 들고는 순식간에 쓰레기를 요리조리 분리해서 치우시는 모습이 마치 빗자루를 탄 마법사 같기도 하다.
다음으로는 식자재와 식재료를 납품하는 차량이다. 순둥이와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횡단보도 앞에 서 있으면 마트 앞에 트럭이 꼭 서 있다. 매일 만나는 차이다 보니 유심히 살펴보았다. 아저씨가 트럭에서 음료수 병 같은 것을 꺼내서는 마트에다 쌓아놓는 것이 보였다. 매일 아침마다 이렇게 그날 치 팔 것을 배달해주시나 보다. 어떤 때는 같은 곳에 주차한 트럭에서 내린 아저씨가 근처 떡볶이집으로 달려가는 것이 보였다. 식재료를 새벽마다 배달해주시는 것이었다.
횡단보도를 순둥이와 열심히 건너서 아파트 단지로 들어서면 또 매일 만나는 트럭이 하나 있다. 상가에 새로 생긴 치킨집에 재료를 납품하는 트럭이다. 신기하게도 납품을 하시는 아저씨들은 가게의 비밀번호를 다 알고 계시는 듯했다. 주인이 없는 가게 문을 활짝 열어놓고서는 여러 가지 재료가 든 박스를 끙끙 대며 옮기신다. 라디오를 크게 틀어놓고서.
이외에도 새벽마다 산책을 하는 근린공원에서 만나는 아저씨 두 분과 아주머니가 있다. 아저씨 한 분은 키가 자그마하고 배가 좀 나온 분이시다. 항상 공원을 걷기보다는 벤치에 앉아계실 때가 더 많다. 그래서 매일 운동을 하시는데도 살이 잘 안 빠지시나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또 한 분의 아저씨 역시 작은 키에 마른 몸매를 가지고 계신 분이시다. 우리 순둥이가 내가 운동기구로 운동할 동안 꼼짝 않고 나를 기다린다고 만날 때마다 칭찬을 하신다. 그리고 사회성이 좋으셔서 누구에게나 말을 잘 거는 아주머니가 계신다. 이상하게도 나는 새벽에 누군가와 말을 나누는 게 싫어서 그 아주머니와 마주치지 않기 위해 일부러 빙 돌아가는 날이 많다. 요즘은 워낙 날씨가 춥고 또 눈이 많이 와서 근린공원 산책을 못 가다가 오늘 모처럼만에 가보았지만 이분들을 만날 수는 없었다. 이 추운 날씨에 어떻게들 지내시는지 궁금하기도 하였다.
내 글을 읽고 항상 '좋아요'를 눌러주는 나의 독자 한 분이 새벽에 산책을 하면 무섭지 않냐고 물어왔다.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쁜 사람들은 밤에 다니지 새벽에는 안 다녀요. 집에서 잠자고 있겠죠!"
그렇다. 새벽을 여는 사람들은 다들 이렇게 부지런하고 자기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다들 잠든 틈을 타 그날 장사치의 재료를 대주거나, 사람들이 다니기 전 쓰레기를 치우고 거리를 청소하거나, 운동으로 하루를 여는 사람들이다. 날씨가 좋아져 오랜만의 새벽 산책 길에서 만난 반갑고 고마운 이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