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의 원제목은 'Five Feet Apart'이다. '낭포성 섬유종'이라는 선천적 희귀병을 앓고 있는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이다. 이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서로 접촉했을 때 새로운 감염균을 전염시킬 수 있기 때문에 가까이 다가갈 수 없다. 항상 파이브 피트의 거리를 두고 있어야 한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사랑하는 사이지만 허그도 키스도 할 수 없고 손조차 잡을 수가 없다.
이 영화를 보면서 병원에서 병균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 지내는 상황이 현재의 코로나 상황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들도 마스크를 썼고 손소독제로 손 소독을 열심히 했으며, 거리두기를 철저하게 했다. 손으로 옮기는 세균을 막기 위해 라텍스로 만든 비닐장갑을 끼고 다녔다.
코로나로 평범했던 일상을 잃은 요즘에 이 영화는 절절하게 다가왔다. 서로 깊은 사랑에 빠졌지만 만날 수 없는 남녀 주인공은 밤마다 노트북으로 영상통화를 하면서 잠이 든다. 이 상황은 지금의 코로나 상황과 너무 비슷하다. 학교의 모든 수업이 원격수업으로 전환되면서 졸업식과 종업식도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요즘 상황! 줌으로 학교장 인사말과 후배들의 동영상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비대면 졸업식의 모습과 너무 흡사하다. 서로 사랑하는 선생님과 제자 사이이지만 코로나라는 무시무시한 병균이 무서워 컴퓨터로 졸업식을 한다. 서로 사랑하지만 만나지 못하는 두 주인공의 상황과 다를 바가 없다.
서로 사랑하지만 항상 파이브 피트의 거리를 두어야 하는 주인공! 친구들과 멀리 있는 친지들과 너무 보고 싶고 만나고 싶지만 항상 '다음'을 기약해야 하는 요즘 상황과 너무 비슷하다. 항상 담당 간호사의 눈길을 피해 가면서 몰래 만나야 하고, 우여곡절 끝에 만났을 때는 당구 큐대만큼의 거리를 두어야 하는 주인공들! 사회적 거리 두기로 다섯 명이상 모일 수도 없고, 연말연시이지만 모임조차 가질 수 없는 요즘 상황과 너무 비슷하여 주인공들의 애절함과 절절함이 마치 나의 일인 듯 여겨졌다.
여자 주인공은 영화의 말미에 이렇게 말한다.
"지금 옆에 있는 소중한 사람의 손을 잡아주세요!"
우리는 항상 잃고 나서야 그것의 소중함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 마스크 없이 어디든 내키는 대로 여행을 가고, 친구를 만나고, 커피숍에서 차를 마시며 수다를 떨던 일상! 이제는 할 수 없어 너무나 그립고 소중한 일상이 되어 버렸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공기를 맘껏 마실 수 있었던 일상의 소중함을 이제야 깨닫는다. 내 옆에 항상 있어줄 것만 같던 부모님, 가족들도 막상 떠났을 때야 빈자리를 느끼게 된다.
잃고 나서야 소중함을 뒤늦게 깨닫는 어리석음을 벗어나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항상 감사하면서 사는 것이다. 공지영 작가가 항상 아침에 감사할 일 다섯 가지를 생각해서 말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잘 생각이 나지 않다가 매일 하다 보면 자꾸만 감사할 일이 넘쳐난다고 한다. 이 영화를 보고 나니, 그리고 코로나를 겪으니 감사할 일이 너무 많다. 건강하게 걸어 다닐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어 감사합니다. 식구들이 건강해서 감사합니다. 또 다른 새해를 맞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1년 새해에는 범사에 감사하면서 내 옆에 있어주는 소중한 사람들의 따뜻한 손 한 번 더 잡아주면서 살아보리라 다짐하게 만드는 영화이다. 파이브 피트 어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