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들려주는 초등학교 이야기-
주원이는 올해 초등학교 일 학년이 되었답니다. 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삼촌이 얼룩무늬 가방이랑 신발주머니를 선물해주었습니다. 이모는 무릎까지 오는 멋진 갈색 바바리코트를 선물해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파란색 귀여운 캐릭터가 붙어있는 실내화도 엄마가 사주었습니다.
"학교 가기 싫어!"
멋진 얼룩무늬의 가방과 실내화 주머니를 들고 바바리코트까지 걸쳤지만 주원이는 서럽게 울기 시작했습니다.
"학교에 가기 싫단 말이야! 잉잉잉~~"
주원이는 엄마와 함께 집에 있는 것이 더 좋았습니다. 엄마와 떨어지는 것이 무서웠습니다. 낯선 친구들과 선생님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 어색하고 두렵기도 했습니다.
엄마와 함께 학교 건물 앞까지는 왔지만 엄마는 주원이만 남겨두고 줄행랑을 쳐버렸습니다.
"엄마~~"
주원이는 눈물을 흘리며 조그맣게 흐느끼며 울고 있었습니다.
그때 주원이 엄마보다 조금 더 나이가 든 것 같은 파마머리의 선생님 한 분이 다가와서 말을 건넸습니다.
"이름이 뭐야?"
"주원이요!"
"주원아! 선생님도 학교에 오기 싫어!"
"...."
"그래도 학교에 왔으니까 재미있는 것 한 가지만 찾아볼까?"
"......"
"선생님은 새로 돋아나는 잎이 너무 예뻐! 주원이도 한 번 찾아볼까?"
"......"
주원이는 마지못해 선생님의 손에 이끌려 1학년 1반 교실로 들어갔습니다.
그다음 날도 주원이는 또 현관 앞에서 울고 있었습니다. 파마머리의 선생님은 주원이에게 다가가 시치미를 뚝 떼고 물어보았습니다.
"주원아! 재미있는 것 찾아봤어?"
"재미없어! 다 재미없어!"
주원이는 더 크게 울기 시작했습니다.
"엄마한테 갈래~~"
그때 동그란 안경을 끼고 뾰족뾰족 토끼 머리띠를 한 예쁜 여자 친구가 주원이에게 다가왔습니다.
"주원아! 같이 가자!"
"우와~~ 주원이는 좋겠네. 이렇게 예쁜 여자 친구가 같이 가자고 하니~~"
"주원아! 같이 가자!"
이번에는 핑크 리본으로 머리를 예쁘게 묶은 또 다른 여자 친구가 주원이에게 다가왔습니다.
"선생님! 주원이는 수학을 참 잘해요!"
"그렇구나! 주원이는 수학을 참 잘하는구나!"
방금 전까지만 해도 학교에 가기 싫다고 울던 주원이는 못 이기는 척 여자 친구의 손을 꼭 잡고 교실로 들어갑니다.
커다란 가방을 어깨에 한 가득 메고 손을 잡고 교실로 향하는 계단을 올라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이 마치 꽃밭을 살랑살랑 날아다니는 나비 같습니다. 그렇게 학교의 봄날은 익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