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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둥맘 Dec 20. 2020

진정한 복수란 무엇일까?

-마드무아젤, 위대한 유혹(Lady J)-

내가 소녀 취향의 클래식한 영화를 좋아한다는 글을 브런치에 올렸더니 독자 중 한 분이 '제인 에어'를 추천해주셨다. 넷플릭스에서 '제인 에어'를 검색했더니 아쉽게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 대신 비슷한 부류의 영화들이 추천 영화로 쭉 떴다. 대부분의 주인공들이 예쁜 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그 뒤로는 휘황찬란한 고택이 펼쳐져 있었다. 그중 'Lady J'라는 영화를 선택했다. 원 제목은 '마드무아젤, 위대한 유혹'이었다. 


서양 영화로는 미국 영화에 익숙했던 나에게 이 영화는 좀 특별하게 다가왔다. 왜냐하면 프랑스 영화였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배경은 18세기 프랑스였고 귀족들의 사랑이야기를 다루었다. 영어가 아닌 프랑스어로 빠르게 대화하는 배우들이 신선하게 다가왔지만 이내 익숙해졌다. 너무나 빨리 대화를 하다 보니 자막을 읽어 내려가기가 바빴다. 넷플릭스에서는 미국 영화뿐만 아니라 영국, 캐나다, 일본, 대만, 프랑스 영화까지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장르의 영화와 드라마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주인공인 과부 라폼므레 부인은 아르시스 후작으로부터 애정공세를 받고 있다. 절친인 루시엔느 부인으로부터 사교계에 도는 후작의 좋지 않은 소문을 익히 들어온 터라 조심하지만 그의 끈질긴 애정 공세에 마음을 주고 만다. 라폼므레 부인은 루시엔느 부인에게 후작과 사랑에 빠졌다고 고백을 한다. 친구인 루시엔느 부인은 다시 한번 주인공에게 후작이 소문이 좋지 않다는 것을 경고한다. 그러나 이미 후작과 사랑에 빠진 주인공은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강력하게 부인한다. 

주인공과 그녀의 친구 루세엔느 부인

시간이 지나자 친구의 경고대로 후작의 사랑이 점점 식어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는 먼저 후작에 대한 자신의 마음이 예전 같지 않다면서 후작을 떠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후작은 바로 자신의 마음도 그렇다면서 맞장구를 쳤다. 주인공은 속으로는 후작의 배신에 피눈물을 흘리지만 겉으로는 태연한 척하면서 후작과 친구로 지내기로 약속한다. 


그러나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고 하지 않았는가! 주인공은 자신의 사랑을 배신한 후작에게 복수를 하기로 결심한다. 자신의 복수를 위해, 공작에게 속아 아이를 낳고 버림받은 종키에르 부인과 그녀의 딸 마드모아젤 드 종키에르를 부른다. 몸을 팔아 생계를 이을 정도로 가난하지만 품위를 잃지 않았던 부인과 딸에게 자신의 복수 계획에 동참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집을 얻어준다. 


후작과 종키에르 부인의 아름다운 딸이 우연히 마주치게 교묘히 계획을 짠다. 예상대로 후작은 부인의 딸에게 첫눈에 반하고 만다. 그리고는 후작과 그 딸이 결혼까지 하게 된다. 결혼식 다음날 주인공은 후작과 종키레르 부인과 딸을 함께 마차에 태우고 옛날 모녀가 몸을 팔던 곳으로 향한다. 그리고는 그곳에서 그들의 과거를 폭로한다. 


절친인 루시엔느 부인에게 자신의 복수 계획을 이야기했을 때, 루시엔느 부인은 그것은 잘못된 행동이고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저지한다. 그렇지만 주인공인 라폼 무레 부인은 이렇게 해야만 후작의 못된 버릇을 고칠 수가 있다고 하면서 자신의 복수 계획을 강행한다. 


과연 진정한 복수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되는 영화이다. 자신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고, 자신에게 아픔을 준 사람에 대해 무조건 복수를 해야 하는 것일까? 그냥 나 자신이 그 사람을 신경 쓰지 않고 잘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복수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인 루시엔느 부인은 물론 후작에 대한 복수에 성공했지만 후작과 원수 지간이 되었다. 그리고 자신의 복수를 위해서 종키레르 부인과 그의 딸을 이용했고  그들에게 큰 마음의 상처를 주었다. 물론 돈으로 보상할 수는 있겠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돈으로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상처받은 종키레르 부인과 딸

눈에는 눈, 이에는 이처럼 무조건 내가 받은 상처에 복수를 하는 것이 그렇게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복수는 내가 받은 상처에 대한 보상으로 행하는 행동인데 주인공은 이 복수로 자신도 상처를 받은 듯하다. 그리고 자신은 복수의 대가로 더욱 처절한 외로움과 고독을 얻었다. 


진정한 복수는 바로 용서가 아닐까? 골치 아픈 선악의 판단은 신에게 맡기고 나는 나대로 행복하게 평온하게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복수가 아닐까? 물론 처음에는 괴롭고 힘들겠지만 그럴 때는 기도와 명상으로 감정을 다독이면서 세월이라는 약이 아픔을 치유해주기를 기다리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꼭 그렇게 복수를 하면서 사는 삶도 편안해 보이지는 않는다. 진정한 복수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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