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지사가 건네는 위로

by 세둥맘

나는 체질상 어깨가 잘 뭉치는 체질이라고 한다. 30대 초반에 목욕탕에서 오천원(? 기억이 가물가물)을 주고 등을 미는데 나보고 등이 너무 딱딱하게 굳어있다고 했다. 꼭 돌덩이 같다면서 직장을 다니냐고 때리미 아주머니가 물어보았다. 별로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왠지 죄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는 요가를 몇년동안 다니면서 어깨통증이 줄어들었는데, 요즘은 코로나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고 집에만 있게되자 어깨통증이 또 시작되었다. 가만히 있어도 어깨가 욱신거리고 너무 아팠다. 잠을 잘 잘 수 없을 정도였다. 마스크를 끼고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고 물리치료를 받았다. 그래도 통증이 가시지 않아 2주에 한 번 정도 마사지를 받았다.


이사를 오고는 예전에 다니던 곳과는 이별을 하고 새로운 마사지 샾을 개척해야 했다. 인터넷에 폭풍 검색을 해서 후기가 좋은 곳으로 예약을 하고 찾아가 보았다. 예상했던 대로 집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였다. 생긴 지가 얼마 안 되는 새 빌딩 3층에 샾은 자리 잡고 있었다. 개업한 지 얼마 안 되는 곳이라 깔끔하고 환한 곳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조명도 어둡고 별로 깔끔하지는 않았다. 차라리 옛날 다니던 곳이 오래되기는 했지만 더 깔끔하고 조용했다.


안내해주는 일인용 룸에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고 기다리고 있으려니 따뜻한 차와 따뜻한 물에 족욕을 할 수 있는 대야 통을 가져다주셨다. 차를 마시면서 족욕을 하고 있으려니 기분이 괜찮았다. 그리고는 한국말을 잘하는 중국인 마사지사가 들어왔다. 온몸의 구석구석을 마사지해주셨다. 내 머릿속은 예전의 마사지 샾과 비교하느라 복잡하게 돌아갔다. 머야, 음악은 왜 이렇게 작게 틀어주지? 어 별로 안 시원한데! 승모근이 뭉쳤는데 거기는 안 풀어주시네! 생각이 복잡했는데 밖에서는 중국말로 마사지사들이 큰소리로 대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여기가 중국인지 한국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마치 내가 중국으로 여행을 와서 마사지를 받는 기분이 들었다.


오일 마사지를 하면서 말없이 할 일을 하던 마사지사가 말을 꺼냈다.

"여기 빨갛게 올라와요! 많이 뭉쳤어요.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안 올라와!"

외국인 특유의 반말과 높임말이 섞인 한국말로 열심히 설명을 해주었다.

"네, 제가 잘 뭉쳐요. 너무 아파서 왔어요!"

"생각하지 마!"

마사지사가 건네는 말이 위로가 되었다.

"맞아요.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요!"

"생각하지 마! 요가 해!"

"네, 남편 때문에 많이 속상해요!"

"남편, 버려! 생각 버려! 첫째가 건강이고 둘째가 돈이야! 생각하지 마!"

"한국 사람, 중국 사람 다 똑같아. 사람은 다 똑같아! 생각 버려!"

모든 걸 내려놓고 스트레스받지 말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라는 뜻이었던 것 같다. 비록 짧은 한국말이었지만 그녀가 건네는 말들은 상처 받은 나를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었다.


나는 마치 그녀 앞에서 발가벗은 갓난아기 같았다. 갓난아기를 대하는 엄마처럼 구석구석 나의 아픈 구석을 어루만져주고 풀어주었다. 마사지를 받으면서 저번 마사지 샾과 저울질하면서 들었던 불만들이 눈 녹듯이 사라졌다. 그녀는 엄마처럼 스트레스로 뭉친 나의 근육들을 다정하게 따뜻하게 풀어주었다.


그녀는 유방암으로 상처 난 나의 가슴을 보고도 별로 놀라지 않았다.

"상처가 많아! 생각 버려!"

"네"

이상하게 그녀의 말이 위로가 되고 힘이 되었다. 예전에 다니던 곳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지정된 시간을 훨씬 초과해서 구석구석 아픈 곳을 다 풀어주셨다. 그녀의 손길이 위로가 되고 힐링이 되었다.


요가와 림프절 마사지 두 가지를 꾸준히 하면 병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유방암이 두 번이나 걸린 나에게는 꼭 필요한 생명줄과도 같은 두 가지이다. 이렇게 좋은 마사지사를 만난 운 좋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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