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확행, 나만의 작은 정원!

by 세둥맘

모임에서 회비로 화분을 만들어서 준다고 한다. 며칠 전부터 와서 가져가라고 하는데 귀찮아서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결국은 메시지가 날아왔다.

"제가 가져다 드릴까요?"

"아니요.. 제가 가야지요... 늦어서 죄송합니다."

부랴부랴 30분 일찍 조퇴를 내서 화분을 가지러 갔다. 생각보다 화분은 예뻤다. 총무의 미적 센스가 돋보였다. 작은 선인장 하나였지만 예쁜 유리병에 색깔이 다른 토사를 켜켜이 담으니 소작품이 되었다. 아주 세련되고 어디에나 잘 어울리는 예쁜 아이였다.


오늘은 마트에 갔다가 꽃집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매번 꽃화분을 사 와서는 죽이기 일쑤이지만 단 며칠이라도 그 아이들이 주는 따뜻한 위안이 생각나 발을 멈추게 되었다. 단 몇만 원으로 누릴 수 있는 호사이다. 이것저것 화분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었다. 예쁜 아이들이 많이 있었지만 똥 손인 나에게로 와서 또 저세상으로 보낼 것만 같아 선뜻 살 수가 없었다. 그러다 수경재배 화분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얘네들은 그래도 오래 살 것 같았다. 원래 물속에 있으니 물을 안 주고 깜박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가장 무난하게 잘 살 것 같은 개운죽을 선택하였다. 마침 세일을 한다고 해서 더 반가웠다. 작은 화병을 고르고 거기에 깔 예쁜 색깔 돌을 골랐다. 여름이니 시원한 파란색을 골라 깔았다. 색깔 돌은 한 봉지에 3500원인데 사장님이 천 원어치만 판다고 해서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다. 개운죽 다섯 개를 사서 꽂으니 예쁜 수경 화분이 완성되었다.


어제 받아 온 선인장과 개운죽 화병을 나란히 놓아두니 은근히 잘 어울렸다. 이참에 봄에 사놓고는 팽개쳐두었던 꽃화분도 손을 좀 봐주었다. 누렇게 바랜 잎들을 가위로 잘라주고, 시들해진 꽃대도 깨끗하게 잘라 주었다. 잎들을 정리하다 보니 새로운 꽃 망우리가 수줍게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화분을 살 때 꽃대가 올라오려면 잎들을 잘라주어야 한다는 사장님의 말이 기억이 났다. 어떻게 잘라야 꽃대가 올라올까? 조금 더 자세하게 물어볼껄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미니 꽃화분들을 시원하게 이발해주고 거실 테이블도 깨끗이 닦아서 예쁜 초록 아이들을 올려두었다. 자꾸만 초록이들에게 눈길이 가면서 마음이 안정되면서 힐링이 되는 기분이 들었다. 내가 오랜만에 화분을 정리하면서 부지런을 떠니 막내도 와서는 자기가 학교에서 가져온 화분에 물을 준다. 초록이들로 가득 찬 나만의 미니 정원! 오늘의 확실한 소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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