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한 매력의 북촌 체험

by 세둥맘

북촌은 묘한 매력이 있는 곳이었다. 우리나라 최대의 수도 한복판에 위치한 북촌은 현대와 전통이 공존하는 곳이었다. 하늘을 찌를 듯한 빌딩 숲 사이에 500년의 역사를 간직한 궁궐이 있었다. 나지막한 산들을 깍아서 검은 기와 지붕을 이은 한옥들이 빼곡이 들어서 있었다. 한옥을 리모델링해서 구석구석 자리한 가게에는 아이러니컬하게도 까페들이 촘촘이 들어서 있었다. 우리가 머문 숙소도 이런 한옥을 리모델링한 한옥 게스트 하우스였다.


한 가운데 작은 마당을 끼고 방 두 개와 부엌을 겸한 거실이 있는 자그마한 집이었다. 마당 위로 보이는 사각모양의 푸른 하늘이 위안을 주는 그런 곳이었다. 내부 구조는 최신식으로 리모델링되어 있고 방에는 침대가 떡하니 자리잡고 있었지만 한옥이 주는 평안함과 정겨움은 자연스럽게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오래된 것이 주는 따스함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곳이었다.


북촌 마을 구석구석에는 박물관과 다양한 체험관이 있었다. 전시하는 종류도 다양해서 민화, 색색이 실을 써서 자수를 놓은 보자기, 도자기, 한복, 전통차 등 여느 곳과는 사뭇 다른 북촌 만의 전통스러운 아이템들이었다. 우리의 뿌리를 확인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곳이었다. 현대 문물에만 익숙한 아이들과도 함께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었다. 우리 선조들이 얼마나 지혜로웠으며 예술을 사랑하였고 또한 미적 감각 또한 우월하였는지를 체감하게 해 줄 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 이런 슬기로운 조상들의 유전자 덕분에 지금의 한류가 있을 수 있지 않았을까?


체험연수의 백미는 문화해설사와 함께 한 창경궁 체험이었다. 저녁 7시부터 시작된 체험은 문화해설사의 열정에 장장 두 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그녀의 박식하고 세심한 설명으로 사도세자가 뒤주 속에서 죽어가던 모습을 생생하게 눈 앞에서 보는 듯했다. 그 뒤주가 놓여있던 앞마당을 바라보며 설명을 듣고 사도세자의 명복을 빌자는 해설사의 말을 들으면서 그의 고통과 한이 얼마나 컸을지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영화나 드라마 책을 통해서 느끼는 감흥과는 또 다른 울림이었다. 해가 지고 조명이 켜져 있는 고즈넉한 창경궁을 세세한 해설과 함께 한바퀴 돌고 있자니 그 시절의 상궁과 왕과 왕비의 두런두런 말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희노애락에 울고 웃는 일개 인간이었던 것이었다.


멀다는 핑계로 찾아가지 못했던 대극장에서의 뮤지컬과 대학로에서의 연극도 잊을 수 없는 체험이었다. 다양한 관점에서 목소리를 내는 연극인들의 공연을 통해서 다양한 생각과 삶을 느낄 수 있었다.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값진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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