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민화 강좌가 있는 날이었다. 또 퇴근하자마자 무겁고 큰 가방을 둘러매고 강의실로 향했다. 허겁지겁 강의실에 도착을 하고 등록부에 사인을 하고 자리에 앉아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상하게 그림은 색칠을 할수록 작아진다. 그래서 몇 주 전부터 휑하게 비어있는 곳에 새로 연꽃과 연잎 도안을 얻어 그려놓고 지우기를 반복했다. 어제는 드디어 색칠을 해서 그림이 조금은 안정이 되어가던 중이었다. 선생님께서 그림을 그리면서 한 번씩 멀리서 감상해 보라고 하시면서 내 그림을 앞으로 가져가셨다. 또 다른 수강생의 그림도 앞으로 가져가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하나는 그림이 편안한데 하나는 편안하지가 않다고 하셨다. 편안하지 않은 이유는 그림 속 대상 하나하나가 반짝이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전체 그림에서 강조할 것은 강조하고 나머지는 색칠할 때 죽여야 하는데 그게 안되면 불편한 그림이 된다고 하셨다. 이 말의 뜻은 전체 그림 중 강조하고 싶은 것 몇 가지만 화려하고 또렷한 색으로 칠하고 나머지 주인공이 아닌 것들은 눈에 잘 안 띄게 색과 명도를 낮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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