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처음에는 브런치 작가가 무엇인지 잘 몰랐다. 몇 년 전엔가 브런치 사이트를 만나봤지만 작가가 어떻게 되는지 왜 되어야 하는지 별 관심이 없었다. 그리고 왜 다른 평범한 사람들의 글을 읽어야 하는지 그 필요성을 잘 느낄 수가 없었다. 나에게 글은 유명하거나 박식한 대단한 사람들이 쓰는 것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글을 왜 시간 내서 읽어야 하지? 재미가 있을까? 생각하고는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러다가 몇 달 전부터 매일 글쓰기를 하게 되었다. 매일 글쓰기 방의 멤버 중에는 반 이상이 브런치 작가였다. 작가들이 올리는 브런치 글들이 멋있게 보였다. 그래서 나도 관심을 가지고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런데 이 브런치 작가라는 것이 만만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내공을 좀 다지고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두 달 동안 매일 글을 썼다. 한 60여 편의 글이 블로그에 모여졌을 때 첫 번째 브런치 작가에 도전했다. 우선 작가 선배들의 생생한 성공담을 읽고는 작가 서랍에 제일 잘 썼다고 생각되는 글 몇 편을 저장해두었다. 그리고는 작가 신청을 했다. 그러나 며칠 후의 답은 죄송하게도 모실 수 없다는 것이었다. 오기가 생기면서 승부욕이 불타 올랐다. 그래서 전략적으로 접근해나갔다.
그 첫 단계가 작가 서랍 재정비이다.
다른 작가들의 글들은 사진부터 글 편집까지 프로의 느낌이 나는데 나의 글은 사진도 없고 맹숭맹숭... 우선 이미지뱅크에 회원가입을 해서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는 사진들을 검색해서 서랍의 글에 첨부했다. 확실히 사진을 첨부하니 글에 생동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관광공사 홈페이지에서도 예쁜 풍경 사진을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는 것을 검색을 통해서 알아냈다. 이렇게 작가 서랍에 엄선된 글들을 한 20편 정도 올리고 글의 내용에 어울리는 사진과 그림 파일까지 업로드를 끝냈다.
두 번째 단계는 선택과 집중의 단계이다.
처음 작가 소개를 쓸 때 나는 내 인생을 300자 안에서 송두리째 보여주고 싶어 했다. 그런데 글쓰기에 관한 브런치 북을 읽고 이것이 초보자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임을 깨달았다. 선택과 집중! 남들과 다른 차별화! 이것이 중요한 키워드였다. 내가 가진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된 것이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나는 교직생활을 오래 했다. 거기다 특수한 직업인 교감이면서 매일 글쓰기를 한다. 여기에 포인트를 줘서 자기소개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말도 많이 쓰고 싶었지만 다 버리고 나의 직업의 특수성을 강조해서 나의 소개글을 썼다.
세 번째 단계는 조직화와 체계화이다.
그다음으로 묻는 질문이 브런치 북으로 어떤 주제와 소재로 어떤 목차로 글을 쓸 것인가이다. 처음에는 욕심껏 내가 글을 쓰고 싶은 주제를 모두 적고는 목차도 두서없이 적었더니 보기 좋게 떨어졌다. 그래서 이번에는 선택과 집중해서 그중 가장 준비되고 자신 있는 주제 하나만을 골라서 목차를 써 내려갔다. 이미 두 달 동안 블로그에 써놓았던 글들을 중심으로 두 개의 큰 소주제를 잡고 목차를 분류해서 적었다.
이렇게 재정비하는데만 거의 일주일이 꼬박 걸린 것 같다. 그리고는 작가 신청 버튼을 눌러서 제출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이렇게 정성을 다 쏟았으니 이번에는 왠지 잘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리고 하루하루를 입술이 바짝 마르도록 애타게 기다렸더니 이틀 만에 연락이 왔다.
'브런치 작가로 선정되셨습니다! 축하합니다!'
너무 기쁘고 아직도 잘 실감이 나지 않는다. 나의 이 글이 또 다른 브런치 작가님들의 탄생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