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된 것 같다. 오늘 점심시간에 학생들 하교 지도하는 것을 도와주러 잠깐 밖에 나갔다 왔는데도 쨍쨍하게 작열하는 햇볕에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아침에 출근하니 실무사 선생님이 물어본다.
"선생님! 선풍기 내 드릴까요?"
"저는 선풍기 바람을 싫어해서요. 애를 셋을 낳다 보니. 선풍기 바람 쐬면 뼈마디가 아파요!"
"저는 더위에 강해요. 그 대신 추위에는 약하지만~~"
큰소리를 떵떵 치면서 나에게 할당된 선풍기를 교무부장에게 양보했다. 그런데 점심시간 하교지도를 하고 오니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내가 아침에 한 말이 있어 무슨 말도 못 하고 서랍을 주섬주섬 뒤져서 부채를 찾아 부채질만 열심히 해댔다.
나는 체질이 냉한 체질이다. 어릴 때부터 수족냉증이 심했다. 내 손을 만지는 사람들은 나의 차가운 손끝에 깜짝깜짝 놀라곤 했다. 겨울이 되면 항상 시린 손과 발 때문에 고생을 한 기억이 난다. 이렇게 몸이 냉한 사람들은 혈액 순환이 잘 안 되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혈이 순환하다가 막혀서 어혈이 생기고 그것이 악화되면 암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수족냉증은 단순히 체질이 아니라 고쳐야 할 병이었던 것이다. 내가 어렸을 때 수족냉증으로 한약을 먹는 친구들을 본 적이 있었는데 나도 젊었을 때 그렇게 했어야 했다. 둘째를 낳고 한의원에 갔을 때 한의사 선생님이 이렇게 몸이 순환이 안 되는 경우는 처음이라면서 난감해했다. 그러면서 한약을 먹길 권했는데 내 기억으로는 아마 안 먹은 것 같다. 이런 몸으로 애 셋을 낳으면서 몸을 혹사했으니 암에 걸렸나 보다. 그리고 옆에서 내 몸을 걱정해주거나 챙겨주는 사람도 없으니 더할 나위 없는 최적의 컨디션이다. 암세포에게는!
그래서 요즘에는 몸을 따뜻하게 해 준다는 음식을 찾아 먹고 있다. 예를 들면 대추, 생강, 유자차와 같은 차 종류이다. 겨울에는 유자차를 계속 끊기지 않고 먹었고, 요즘에는 대추차에 푹 빠져 매일 애용하고 있다. 지난가을에는 생강을 2kg이나 사서 생강 진액을 만들다 몸살까지 났다. 그리고 몸을 따뜻하게 해 준다는 냉온탕도 가끔 했다. 냉온탕은 따뜻한 물에서 1분, 차가운 물에서 1분, 이런 식으로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가는 것이다. 이 방법도 몸을 따뜻하게 해 주고 혈액 순환을 좋게 해 준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운동!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순둥이를 데리고 근린공원 산책 40분! 그리고 퇴근해서는 꼭 1시간 정도 개구리 소리를 들으면서 광활한 들판을 바라보며 산책하는 힐링 시간을 갖는다.
이렇게 많은 노력을 기울였더니 요즘은 손 발이 따뜻해지는 것을 내가 느낄 수 있을 정도이다. 그래서 이제는 조금만 움직여도 열이 오르면서 땀이 난다. 갱년기여서인가? 조금씩 체질이 변하는 것일까? 어쨌든 기쁜 소식이다. 아침에 괜한 큰소리를 친 것 같아 후회 중이다. 이제는 내가 노력해서 체질이 조금씩 변하는 중인데 말이다. 조금만 활동해도 땀이 확 나는 열 체질로 말이다!! ^^